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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전승' 인삼공사, 희망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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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초호화 라인업'으로 주목받는 인삼공사가 시범경기 2경기를 싹쓸이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특히 지난해 신인왕 출신인 박찬희, 이정현 외에 새로 가세한 김태술, 양희종, 오세근 등이 뛰어난 활약을 펼쳐 이상범 감독을 웃게 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2승을 거뒀지만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다. 여기에 승패와 무관하게 시즌 전 반드시 보완해야할 과제도 떠안았다.

▶수비 조직력 '0점'

이상범 감독은 6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현재 수비에 대한 점수를 매기자면 0점"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국가대표 3총사가 국제대회로 자리를 비워 함께 손발을 맞춘지가 이제 1주일 남짓. 프로농구의 한 팀이 몇 달의 시간을 투자해 수비패턴을 짜고 연습을 하는 것과 비교하면 극명히 비교가 된다. 여기에 이번에 군 복무를 마친 김태술, 양희종과 신인 오세근은 나머지 멤버들과 손발을 맞춰본 적이 없어 더욱 힘들다.

실제 인삼공사는 지난주 부산에서 가진 KT와의 2차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수비에서의 약점을 노출했다. 특히 용병 로드니 화이트와 국내선수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는 치명타다. 만약 화이트와 오세근의 수비 호흡이 맞지 않게 된다면 상대적으로 높이가 낮은 인삼공사는 상대에게 무수한 골밑 공격을 허용할 수 있다. 그나마 4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모든 경기를 대인마크로 소화할 수는 없는 법이다. 시즌 중반 이후 체력이 떨어지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개막 전까지 수비를 다듬는데 모든 집중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수비가 이번 시즌 인삼공사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있기 때문이다.

▶위기상황 대처하는 모습이 달라졌다

이번 시즌 수비만 정비된다면 인삼공사가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이유가 있다. 바로 선수들의 자신감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사실 리빌딩 기간 동안 인삼공사의 경기를 지켜보면 공통점이 있었다. 멤버가 약하다고 해서 절대 쉽게 지지 않았다. 오히려 초반에는 젊은 패기를 바탕으로 상대에 앞서는 경기가 많았다. 하지만 결국 위기상황에서의 대처능력이 부족했다. 추격을 허용하면 마음이 급해져 무리한 플레이가 나왔고, 공격제한시간이 임박하면 결국 한두 선수에게 연속해서 공이 몰렸다. 팀내 만연한 패배의식도 문제였다. 전반을 앞선 채로 마쳐도 선수들의 머리 속에는 '결국 역전당하겠지'라는 생각이 팽배했었다.

하지만 선수들이 완전히 달라졌다. 개인능력으로만 따지면 국내 최고인 선수들.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심적으로 안정된 백업 선수들까지도 덩달아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KT와의 2차례 연습경기에서도 모두 박빙의 승부 끝에 승리를 거뒀다. SK전에서는 4쿼터 23점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했다. 지난해 인삼공사라면 그대로 무너졌을 상황. 하지만 양희종, 화이트 등 주축 선수들이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하며 끝내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경기를 지켜본 한 농구인은 "지난해 KCC와 마찬가지로 보면 된다. 시즌 초반에는 조금 부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의 면면을 보라. 이상범 감독이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시즌을 운영한다면 중반 이후부터 쭉쭉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