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KIA가 2년만에 리턴매치를 갖는다. 2009년 한국시리즈서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던 두 팀은 이번엔 한국시리즈로 가는 첫 관문인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그때와 비슷한 점도 있고 2년동안 변화된 모습도 있다. 2009년과 비교해서 보면 더 재밌을 준플레이오프다.
▶또 피곤한 SK
2009년 SK는 2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쳐서 올라왔다. 당시 두산을 상대로 2연패를 한 뒤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라 선수들이 피곤함을 가지고 KIA와 붙었다. 이번엔 같이 시작하는 준플레이오프지만 SK는 똑같이 피로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KIA는 잔여경기 일정에서 경기수가 많지 않아 휴식일이 많았고 일찌감치 2위를 포기하며 준PO를 대비해 몸관리를 했다. 그러나 SK는 경기가 많았고, 롯데와의 2위 싸움으로 마지막까지 총력전을 펼쳤다. 그만큼 선수들이 피로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시기다.
▶여전히 막강한 KIA 선발, SK 불펜
2009년 KIA의 선발진은 화려했다. 로페즈(14승)와 구톰슨 (13승)양현종(12승) 윤석민(9승)으로 4인 선발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올시즌도 그렇다. 4관왕 윤석민과 로페즈가 건재하고 트레비스 서재응 한기주 등 컨디션에 따라 등판할 수 있는 선발이 수두룩하다. 반면 SK는 여전히 막강한 불펜진이 있다. 2009년에도 정대현(10세이브) 전병두(8세이브) 이승호(6세이브) 등 불펜진이 상황에 따라 마무리 역할을 맡을 정도로 자원이 좋았다. 올해도 불펜만큼은 자신있다. 정대현 이승호 정우람에 최근 엄정욱이 가세해 더욱 힘있는 불펜을 구성했다.
▶불펜없는 KIA, 선발없는 SK
KIA는 마무리가 불안한 가운데 준PO에 들어가고 SK는 선발 고민이 크다. 2009년 KIA는 한기주가 빠진 마무리자리를 유동훈이 메워줬다. 당시 22세이브로 세이브 3위에 오르며 KIA의 후반기 상승세의 기폭제가 됐다. 그러나 올해는 마땅한 마무리가 없다. 올시즌 후반기를 힘들게 보낸 이유이기도 하다. SK는 선발이 문제다. 2009년엔 KIA와 맞붙을 수 있는 선발진을 구성했다. 방어율 1위의 김광현과 카도쿠라, 송은범에다가 부상에서 돌아온 채병용으로 KIA의 4인 선발에 맞대응을 했다. 그러나 이번엔 좀 다르다. 김광현과 고든 정도만 자신있게 내세울만하고 이외엔 선발투수라기보다는 그냥 첫번째로 등판하는 투수라고 해야할 정도다.
▶깜짝 영웅
SK는 시즌 중 부상을 당했던 채병용이 구원자였다. 팔꿈치가 아파 포스트시즌 출전이 쉽지 않다던 채병용은 재활치료로 돌아왔고 140㎞가 넘는 빠른 공을 뿌리며 선발의 한축을 맡았다. 4차전 선발승에 6차전 세이브로 만점활약. 그러나 채병용을 KIA 나지완이 무너뜨리며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7차전 9회말 채병용을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날린 것. 올해도 새로운 영웅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양팀 모두 부상자가 많기 때문에 부상 투혼이 빛날 수 있다. KIA의 새 마무리로 낙점된 방랑끝에 돌아온 김진우도 관심의 대상이다.
▶김성근 감독이 없다.
이번 리턴매치가 2009년과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바로 김성근 감독이 없는 것이다. 2009년엔 제자가 이겼는데 이번은 어떻게 될까가 관심이 초점이 될 뻔했지만 SK 김성근 감독이 중도 낙마하는 바람에 스승과 제자의 맞대결은 힘들게 됐다. 이젠 베테랑 조범현 감독과 지휘봉 잡은지 두 달도 안된 이만수 감독대행과의 지략싸움이 어떻게 될지가 관심을 모은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