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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감독 "성적 떨어지면서 사퇴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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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종훈 감독은 6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오후 2시쯤 야구장내 사무실에서 백순길 단장을 만났다.

박 감독은 백 단장에게 "요즘 많이 힘드시죠?"라며 먼저 말을 꺼낸 뒤 성적 부진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자진 사퇴의 뜻을 전달했다. 이어 오후 3시10분엔 기자회견을 열고 "올시즌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물러 나려고 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박 감독은 취임 2년 만에 LG 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난 2009년 말 LG 감독으로 선임되며 5년 임기를 보장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정규시즌 6위에 이어 올 시즌 역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퇴했다.

박 감독은 사퇴 이유에 대해 "좋은 팀이고, 구단의 도움도 많이 받았고, 팬들의 사랑도 많이 받았지만 성적이 나지 못한 것은 내 부족이 이런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한 뒤 "시즌 마지막 경기인 오늘까지는 덕아웃에 앉아 감독직을 맡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 감독은 이날 경기를 지휘했다.

그는 "성적이 떨어지면서 마음 속으로 결정을 하고 있었다"면서 "구체적인 시점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성적이 떨어지면서 고심을 했다"며 꽤 오랜 시간 고민했음을 밝혔다. 이어 "감독이 됐다는 사실이 행복했다"고 말한 뒤 "올 시즌 초반 좋은 흐름이 있었는데 이어가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감독은 "야구를 사랑하고, 야구인으로서 살아가야 할 사람이니까 지금까지 느꼈던 점을 채우기 위해서 노력하고 싶다. 그 전에 조금 쉬고 싶다"면서 "그 동안 감사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 감독은 부임 이후 훈련량을 늘리고, 근성을 강조하는 등 LG 선수단의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특히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엔 무려 5개월동안 훈련을 지휘하며 전력 향상에 힘을 쏟았다. LG는 6월 중순까지 단독 2위를 달렸지만, 이후 부진을 거듭하며 9년 연속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편 후임 감독은 정해지지 않았다. 구단은 "향후 내부 검토를 통해 후임 감독을 발표할 예정"이라면서도 "겨울 훈련 스케줄 등을 결정해야 하는 만큼 빠른 시일안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잠실=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