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좌우 풀백, 조광래호의 마지막 퍼즐

by

"철아. 거서 수비도 생각해야제. 계속 앞으로만 가지 말고." "영권아. 니는 앞으로 가라니까. 공격을 항상 머리속에 그려야 된데이. 단디 좀 해라."

5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의 눈은 왼쪽과 오른쪽 측면을 향해 있었다. 매의 눈을 한 채 풀백(측면수비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 놓치지 않았다. 플레이가 끝나면 서슴없이 문제점을 지적했다. 홍 철(성남) 김영권(오미야) 최효진(상주) 이재성(울산)이 타깃이었다. 조 감독이 7일 폴란드와의 평가전(서울월드컵경기장)과 11일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전(수원월드컵경기장)을 눈앞에 두고 풀백에 주목한 것은 꼭 맞추어야할 마지막 퍼즐이기 때문이다.

현대축구에서 풀백은 중요하다. 측면을 지키는 사람으로서 우선 수비를 단단히 해야한다. 동시에 돌파와 크로스로 공격에도 적극 가담해 공격에 힘을 실어야 한다. 수비의 지원군이자 공격 첨병 역할을 해야한다. 이를 위해 공격과 수비를 오르내리는 강인한 체력과 함께 기술도 있어야 한다. 조 감독이 이영표를 그리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조광래호에 승선한 풀백들의 성향이다. 기본적으로 수비력과 공격력을 갖추고는 있다. 다만 선수들마다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있다. 홍 철과 최효진은 공격력에, 김영권과 이재성은 수비력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같은 성향의 선수들을 배치하면 팀이 단조로워진다. 공격력이 좋은 홍 철-최효진 조합을 쓰면 뒷공간이 위험하다. 반대로 김영권-이재성 조합은 공격에 힘을 싣기가 어렵다.

조 감독이 들고 나온 해결책은 바로 '비대칭 풀백 조합'이다. 개념은 간단하다. 좌우의 색깔을 달리하겠다는 것이다. 즉 풀백 중 한쪽은 공격을, 다른 한쪽은 수비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왼쪽에 홍 철을 세워 공격을 강화하면 오른쪽에는 이재성을 배치해 수비를 무게 중심을 맞추겠다는 생각이다. 반대로 왼쪽에 김영권을 투입해 수비를 강화한다면 오른쪽에는 최효진을 넣어 공격에 힘을 싣겠다는 것이 조 감독의 생각이다. 풀백의 배치에 따라 지동원(선덜랜드)과 박주영(아스널)로 이어지는 좌우 측면 공격수들의 위치도 달라진다. 결과적으로는 좀 더 다양한 형태의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하나를 더 준비하고 있다. '약점 보완'이었다. 조 감독은 훈련 내내 선수들이 가진 성향과는 반대되는 주문을 했다. 공격력이 좋은 홍 철과 최효진에게는 수비를, 수비력이 뛰어난 김영권과 이재성에게는 공격 가담을 강조했다. 궁극적으로는 공격력과 수비력을 동시에 갖춘 선수를 쓰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선수들에게 전하기 위해서였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