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주병진 케이스'로 본 라디오 DJ의 조건은?

by

'라디오 DJ의 조건은?'

MBC FM4U '두 시의 데이트' 새 DJ 선정 문제 때문에 한때 방송가가 시끄러웠다.

최근 MBC 측은 "기존 DJ인 윤도현을 대신해 방송인 주병진이 '두 시의 데이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진 직후 윤도현 측은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새 DJ 선정 과정에서 기존 DJ인 윤도현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는 것.

당시 MBC 측은 주병진이 라디오 DJ로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확신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MBC를 반하게 한 주병진의 라디오 DJ로서의 강점은 뭘까?

라디오 방송 관계자들은 라디오 DJ의 조건으로 목소리, 인지도 및 친밀도, 말솜씨 등을 꼽는다.

음성만으로 모든 감정과 상황을 전달해야 하는 만큼 목소리가 좋아야 하며, 청취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만큼의 인지도와 친밀도가 있어야 한다는 것. 또 방송 프로그램을 맛깔나게 이끌어나갈 수 있는 말솜씨도 필요하다.

주병진은 이러한 라디오 DJ로서의 요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주병진은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재치 있는 입담을 뽐냈고, 한때 '예능 대제'라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한 라디오 방송 관계자는 "말솜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순간순간의 재치와 누가 봐도 '최선을 다하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 정도로 몸을 던지는 진행도 때때로 라디오 DJ에게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미 틀이 잡혀 있는 기존 프로그램에 새 DJ가 들어가서 이끌어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청취자들을 매료시킬 수 있을만한 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런 면에서 주병진은 합격점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오랜만의 방송 복귀를 앞두고 있는 주병진은 방송에 대한 의욕이 남달랐으며, 라디오에 대한 애착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주병진의 12년만의 방송 컴백은 SBS 파워FM '두 시 탈출 컬투쇼'와의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두 시의 데이트'에 신선한 충격이 될 수 있었다.

'음악인'이 아닌 주병진이 '가수' 윤도현의 대체자로 지목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라디오 방송은 음악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DJ가 음악에 대한 기본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되는 것이 보통이다.

관계자는 "특정 분야의 음악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 프로그램이 아니라면 음악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 없더라도 충분히 진행이 가능하다. 그외의 역량이 오히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도현이 떠난 '두 시의 데이트'의 DJ 자리는 방송인 주영훈이 임시로 맡게 됐다.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