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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우선지명 이민호, "효도할 수 있어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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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 좋아서 걱정이었는데 정말 다행이에요. 기대만큼 더 잘해야죠."

신생구단 NC에 우선지명된 부산고 우완투수 이민호. 이민호는 프로행이 확정됐음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 개인훈련을 진행하는 것과 달리, 이민호는 부산고 선수단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바로 6일 개막하는 전국체전에 부산지역 대표로 부산고가 출전하기 때문. 늦은 시각 훈련을 마친 그와 전화연락이 닿았다.

이민호의 목소리는 밝았다. 고된 훈련을 마쳤음에도 "고교 마지막 대회이기에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당차게 말했다. 남다른 의미가 있어 보였다. 그는 "사실 3학년 중 나만 프로에 지명됐다. 드래프트가 끝나고 친구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내가 더 잘했어야 했는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올해 부산고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주말리그 전반기 왕중왕전에서는 8강에 머물렀고, 후반기 왕중왕전이었던 청룡기 대회서는 1회전에서 패하는 굴욕을 맛봤다. 대통령배 역시 16강이 끝이었다.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이 커보였다. 이민호는 "친구들 모두 대학 진학은 성공했다. 정말 다행이다. 친구들과 함께 마지막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고의 성적에서 나타나듯 이민호 본인 역시 부진했다. 에이스로서 모든 경기에 나섰지만, 2학년 때만한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그는 150㎞에 이르는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다. 공 끝이 묵직해 타자들을 힘으로 제압하는 스타일. 2학년 때 부산고를 화랑대기 우승으로 이끌며 MVP를 수상,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올해는 무엇이 문제였을까. 이민호는 "올해 내 공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던 것 같다. 제구가 조금씩 흔들리더니 모든게 무너졌다"면서 "올해 초에 아버지가 아프셔서 일을 관두셨다. 그런데 프로 지명을 앞두고 야구가 마음대로 안되서 너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부산에서 운송업을 하는 이민호의 아버지는 3월부터 운전대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민호의 어깨가 더 무거워진 상황.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야구에 집중하기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그를 NC가 지명했다. 그것도 드래프트 1주일 전 우선지명됐다. 이민호는 당시를 떠올리며 "생각도 못했다. 올해 안 좋아서 높은 지명 순위는 기대하지 않았었다. 날 선택해준 구단에 감사한다"며 미소지었다. 가장 먼저 생각난 사람은 누구였을까. 그는 "당연히 부모님 생각부터 났다. 계약금으로 효도하게 됐다는 생각에 너무 기뻤다"고 답했다.

이민호는 현재 NC와 입단 계약을 진행중이다. 계약금은 그의 선수 생활 내내 따라다닐 꼬리표와 같다. 그는 계약금에 대한 마음을 효도하고 싶다는 말로 표현했다. 이민호는 "조만간 계약도 끝날 것 같다. 부모님께 큰 기쁨을 안겨드리고 싶다. 1군에 가는 2013년에 10승 투수가 되서 신인왕을 타고 싶다. 그땐 더 큰 기쁨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