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간접흡연에 노출된 아이들은 중이염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뉴욕대 메디컬센터에 따르면, 담배를 피우는 사람과 함께 사는 아이들은 중이염과 청력에 문제가 나타날 위험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평균 3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머니가 담배를 피울 경우 아이들의 중이염 발생률은 집안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없는 아이들에 비해 62%나 높았다.
그런데 중이염을 만만하게 봐서 제대로 치료하지 않는다면 더 큰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다. 이는 만성적인 귀의 이상으로 이어진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고 염증이 뇌로 퍼지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중이염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이비인후과 박경유 교수와 함께 알아본다.
▶중이 내 염증성 변화
중이염(otitis media)은 중이 내에 일어나는 모든 염증성 변화를 일컫는다. 알레르기나 바이러스 질환에 의해 이관이 폐쇄되어 중이의 정상 통기가 되지 않아 이통, 고막의 함몰 또는 천공, 귀의 충만감, 청력 소실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중이염은 크게 급성 중이염, 삼출성 중이염, 만성 중이염 등으로 구분된다. 급성 중이염은 발병 후 처음 3주간을 일컫는 말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에 의한 2차 감염으로 발생한다. 삼출성 중이염은 장액성 중이염이라고도 하는데, 발열이나 통증 등 염증의 증상 없이 이관 장애로 인하여 고막 안에 물만 차 있는 경우다. 만성 중이염은 급성 중이염을 앓고 난 후 뚫린 고막이 아물지 않고 더욱 악화돼 생긴다. 대부분은 삼출성 중이염이 적절히 치료되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균,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
코 뒤쪽에 위치한 비인두와 중이(中耳)는 이관(耳管)에 의해 연결돼 있다. 중이염은 감기와 같은 상기도 염증이 발생하면 중이로 올라오는 세균 혹은 바이러스에 의해서 주로 발생한다. 또 감기를 앓은 경우와 만성 부비동 염(축농증), 코를 세게 푸는 경우, 고막을 통한 감염, 항공기와 같은 압력변화 등에 의해 일어날 수 있다.
중이염이 발생하면 고열과 함께 귀가 아프고 먹먹하여 잘 안 들릴 수도 있다. 이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기도 한다. 중이염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에는 갑작스럽게 귀에서 물이나 고름이 나오면서 급격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때 치료가 적절치 못한 경우 대부분 고막이 천공되고 귀에서 고름이 나온다. 만약 염증이 빠르게 진행돼 뇌로 퍼지게 되면 뇌막염, 뇌농양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난청 발생 우려
면역력이 약한 소아의 경우 감기에 걸리거나 코 안에 염증이 생기면 쉽게 귀 안쪽으로 파급되기 때문에 중이염이 잘 발생한다. 또한 만 10세에서 12세까지 이관 발달이 원만하지 않아 중이염을 동반할 수 있으며, 중이염으로 인한 청력이상으로 언어적인 발달을 저해할 수도 있다. 조기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대개 수술을 하기 전에 적어도 1개월 내지 3개월간 꾸준한 약물과 대증 요법을 시도한다. 그래도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수술적 요법을 시행하게 된다. 을지대학병원 이비인후과 박경유 교수는 "만약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적절한 치료가 동반되지 않으면 난청이 올 수 있다. 특히 삼출성 중이염의 경우 고막천공, 고막 위축, 고실 경화증 등이 발현돼 청력 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중이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만약 감기에 걸렸을 경우 감기와 함께 상기도 염증에 대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비염이나 축농증, 편도염 등의 질환은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또 너무 세게 코를 풀지 않도록 하고, 만약 만성적으로 고막에 천공이 있는 경우 수영장이나 목욕탕 등에서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