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19·함부르크)은 자신감이 넘쳤다.
3일(한국시각) 독일 함부르크의 노르트방크 아레나에서 치러진 샬케04와의 분데스리가 8라운드에 출전하느라 뒤늦게 파주NFC에 모습을 드러냈다. 장시간 비행을 마치고 곧바로 훈련에 합류하기란 고역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1시간30분 간 진행된 훈련 내내 싫은 내색 없이 볼을 찼다. 호쾌한 슈팅도 잇달아 시도하며 지켜보던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1월 카타르아시안컵 이후 다시 잡은 기회다. 8월 한-일전과 9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1, 2차전을 앞두고 부름을 받았지만, 감기와 부상으로 기회를 놓쳤다. 일부에서는 소집 직전마다 고개를 숙이는 손흥민을 두고 '대표팀에 오기 싫어서 꾀병을 부리는 것 아니냐'는 가시돋친 평을 내놓을 정도로 타이밍이 절묘했다. 손흥민은 "(감기 때는) 소속팀에서 오전에 훈련을 마치고 오후 경기를 준비하다가 열이 심해지니 감독님이 쉬라고 지시해 숙소로 돌아간 것이었다. 지인으로부터 그런 평을 전해듣고 '이렇게 생각이 될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때문에 다시 찾은 파주NFC에서 이를 물었다. 아시안컵에서 보였던 설익은 기량과 두 차례 합류 불발로 멀어진 시선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손흥민은 "그간 분데스리가에서 노력을 해왔다. 아시안컵보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번 A대표팀에서도 손흥민은 쟁쟁한 선배들과 기량을 겨뤄야 한다. 이 중에는 자신보다 13살이나 많은 K-리그 최고 공격수 이동국(32·전북)도 버티고 있다. 프로와 대표팀 경력 모두 손흥민이 범접할 수 없는 상대다. 손흥민은 "눈은 맞춰봤는데 아직까지 이야기는 나눠보지 못했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이)동국이형의 득점력을 꼭 본받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파주=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