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에서 방송사와 외주제작사의 드라마 공급계약 지연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김을동(미래희망연대) 의원은 4일 실시된 KBS 국정감사에서 '한예슬 사태'로 촉발된 드라마 제작 관행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김인규 KBS 사장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시청자들의 피드백이 드라마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고려할 때 100% 사전 제작은 실효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드라마의 경우 적어도 30~40% 사전 제작이 이뤄질 때 피드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편성이 늦어지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자료를 검토해본 결과 현재 드라마 편성이 지나치게 늦게 결정되고 있다. 지난해 방영된 KBS2 '공부의 신'은 방송 5일 전 편성이 확정됐다"며 "적어도 2~3개월 전에는 편성이 결정돼야 협찬 등 제작 준비가 이뤄지지 않겠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방송사와 외주제작사간 드라마 공급 계약이 방송이 시작되고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한 드라마 경우 방영 6일 후 계약이 이뤄졌다"며 "이는 방송사가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시간끌기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사전 제작 시스템을 비롯해 드라마 제작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라는 취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 고영탁 KBS 드라마제작국장은 "사전 제작 시스템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기획해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방송사에서는 찬성하는 입장"이라며 "반면 제작사가 제작비 상승을 우려해 꺼리고, 배우들 또한 오랜기간 드라마에 묶여 있는데 대해 어려움을 표한다"고 설명했다.
고 국장은 "공급 계약의 경우 방송사 측에서 먼서 계약서에 사인을 한다. 제작사가 오히려 내용을 뒤집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해외나 국내 케이블 채널 판매를 위해 제작사에서 계약을 늦추는 예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