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서 '노장'이란 과연 몇 살부터일까.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일단 30줄을 훌쩍 뛰어넘은 1970년대생을 기준 삼았다.
스포츠토토와 함께 하는 2011년 스포츠조선 프로축구 10월 첫째주 선수 랭킹은 '그라운드 백전노장' 순위다.
이동국(전북), 김은중(제주), 설기현(울산) 등 1979년생 삼총사가 1~3위를 휩쓸었다. 이들이 더욱 빛나는 건 수비수들에 비해 생명력이 짧다고 알려진 '원샷원킬' 공격수들이기 때문이다.
1위는 단연 이동국이다. 올 시즌 K-리그의 '현상(phenomenon)'이라 할 만큼 그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조광래호 소집을 하루 앞둔 3일 상주 상무전에서도 2골 1도움으로 펄펄 날았다. 올 시즌 16골 15도움을 기록 중이다. K-리그 역대 최다 도움의 신기원을 열었고, 우성용(은퇴)의 통산 최다골(116골) 기록에 한골 차로 바짝 다가섰다. 랭킹포인트 512점으로 전체 순위에서도 1위다.
2위는 이동국의 동갑내기 '절친' 김은중이다. 전체 순위에선 16위(309점)에 올라 있다. 올 시즌 27경기에서 6골7도움을 기록했다. 유난히 시련이 많았던 제주 유나이티드의 주장으로서 오롯이 팀의 중심을 잡아왔다. 박경훈 제주 감독 역시 9월18일 전남전에서 김은중의 동점골로 1대1 무승부를 기록한 후 "주장으로서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다. 노장으로서 후배들을 리드해 주는 것이 고맙다"고 치하했었다.
울산의 설기현은 3위(전체 25위·282점)에 올라 있다. 한-일 월드컵의 영웅이자, 1세대 프리미어리거로서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3골 5도움을 기록중이다. 후반기 울산의 약진에는 설기현의 부활도 한몫 했다. 9월 24일 인천전 선제 결승골 등을 통해 성실한 베테랑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4위(전체 29위·266점) 역시 한-일 월드컵의 '거미손' 이운재다. 1973년생이니 올해 38세다. 올시즌 정해성 감독의 부임과 함께 전남으로 옮겨온 후 베테랑 수문장으로서 파워를 보여줬다. 27경기에서 25골을 허용한 '짠물' 전남의 리그 최소 실점은 '이운재 효과'에서 비롯됐다.
또 1979년생 수원 용병 마토와 1976년생 서울 용병 아디는 각각 5위(전체 34위·260점)와 8위(전체 49위·239점)로 나란히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수원과 서울의 간판 수비수로서 필요할 때 한방을 해주는 공격력까지 두루 갖췄다. 이 밖에 1979년생 공격수 노병준(포항· 40위·251점), 1976년생 골키퍼 박호진(광주·45위·243점), 1970년생 골키퍼 김병지(경남·49위·239점), 1979년생 수비수 현영민(서울·53위·237점)이 '백전노장 톱10'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팔팔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레전드, 세월을 거스르는 '노장 만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