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약한 잠버릇이다.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의 김지원 백진희 박하선이 독특한 잠버릇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지원은 기면증이 있다. 김지원은 지난 29일 방송에서 박하선, 줄리엔과 함께 무서운 영화를 보던 중 갑자기 잠이 들어버렸다.
백진희는 몽유병이 있다. 백진희는 잠이 든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고시원에선 잠이 든 채 냉장고 속 고영욱의 반찬을 훔쳐먹기도 했다.
단아해 보이는 박하선은 침을 '질질' 흘리면서 잔다.
이들과 한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줄리엔은 "이 집 여자들은 전부 잠잘 때 문제가 있다"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의 캐릭터들이 이토록 고약한 잠버릇을 가진 이유가 뭘까.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제목 그대로 '짧은 다리'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연출을 맡은 김병욱 PD는 첫 방송 전 "원래 다리가 길어야 하이킥을 할 수 있기도 하고, 짧은 다리라고 하면 하이킥을 못 날리리라 생각하는데 그런 사람들이 날리는 역습의 개념이다. 일종의 패자들의 공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인생에서 실패한 듯 비춰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의 희망을 얘기하고 싶다"고 '짧은 다리'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극 중 김지원 백진희 박하선은 모두 어딘가 모자란 구석이 있는 '패자'들이다. 김지원은 부모님이 없고 백진희는 직장과 돈이 없다. 박하선은 어리바리한 성격 탓에 전세 사기를 당했다.
어딘가 불편한 구석이 있고 마음의 상처가 있는 사람이 마음 편히 두 발 뻗고 잘 수는 없는 법. 고약한 잠버릇은 패자들의 불완전하고 불편한 상태를 표현해주는 하나의 도구인 셈이다.
한편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거침없이 하이킥'과 '지붕 뚫고 하이킥'에 이은 하이킥 시리즈 3탄이다. 지난 29일 방송된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8회는 10.4%의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을 기록했다.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