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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원의 11번 영구결번. 사직구장에 영원히 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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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팬들이 뜨거운 박수로 부산의 영웅을 가슴속에 담았고 영웅의 상징인 등번호 11번은 사직구장에 영원히 남았다.

84년 혼자서 4승을 거두며 롯데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故 최동원 한화 전 2군감독의 추모식과 등번호 11번의 영구결번식이 30일 부산 두산전에 앞서 열렸다. 최 전 감독의 어머니 김정자씨와 동생 최원석씨, 미망인 신현주씨, 아들 최기호씨 등 유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추모식은 84년 한국시리즈 당시의 영상과 인터뷰를 틀면서 시작했다. 7차전 선발등판을 준비하면서 "무리인 것은 알지만 올해의 마지막 경기이고 꼭 이겨야 하니까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인터뷰와 승리한 뒤 동료들과 얼싸안는 장면 등이 팬들을 잠시 추억속에 빠지게 했다.

1분간 묵념으로 고인의 넋을 기린 뒤 최 전 감독의 경남고 후배이자 롯데 선수단의 맏형인 임경완이 추도사를 했다. "지금도 선배님의 역동적인 투구폼이 눈앞에 선합니다"라며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 놓으시고 고통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하늘나라에서 우리들을 지켜주시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애도했다. 최 전 감독의 어머니 김씨는 다시 아들이 생각나는지 계속 눈물을 훔쳤다.

롯데 장병수 대표의 영구결번 선언과 함께 1루측 관중석의 게양대로 푸른 유니폼에 '최동원 11'이 적힌 깃발이 올라갔고, 이어 장병수 대표와 배재후 단장, 미망인 신현주씨와 아들 최기호씨가 좌측 외야 펜스에 설치된 11번이 적힌 알루미늄판을 제막했다.

부산시는 제54회 부산문화상 수상자로 최 전 감독을 선정해 이날 허남식 부산시장이 어머니 김씨에게 수여했고, 롯데장학재단 권오상 부장이 아들 최씨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최씨는 롯데-두산전의 시구를 했다. 지난 2009년 7월 4일 SK전서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섰던 사직구장 마운드에 처음으로 섰다. 더이상 롯데 선수들이 가질 수 없는 아버지의 11번이 적힌 롯데의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최씨는 빠른 공으로 낮게 던져 팬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최 씨는 "아버지께서 '아들아 건강해라'고 말하시면서 제 손을 꼭 잡고 돌아가셨다. 마음의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잘안돼 너무 울었다"며 "아버지를 생각해주시고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팬 여러분과 롯데측에 감사드린다. 아버지께서 모든 분들께 영원히 기억된다는 게 영광이다"라며 영구결번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