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 미드필더 박승일(22). 지난 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5라운드 MVP에 선정됐을 때만해도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난해 울산 유니폼을 입었지만 1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고, 올해도 시즌 중반부터 피치에 모습을 나타냈다. K-리그에서는 무명에 가까웠던 박승일이 활짝 날개를 펼친 것이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인 박승일은 27일 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26라운드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주에 이어 2라운드 연속으로 K-리그 포지션별 최고 선수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거침없는 페이스다. 지난 17일 상주 상무전(3대1 승)에서 프로 첫 골을 터트린 박승일은 24일 인천 유나이티드전(2대0 승)에서 쐐기골을 넣었다. 두 골 모두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팀에 큰 힘이 된 한 방이었다.
박승일은 지난 주 MVP에 뽑혔을 때 김현석 수석코치와 김상훈 코치가 가장 기뻐해줬다고 했다. 김호곤 감독은 2경기 연속골을 넣은 박승일에게 별 말이 없었다고 한다.
박승일은 "감독님은 경기 후 라커룸에서 주로 그날 실수를 한 선수를 질책해요. 이겨도 마찬가지고요. 저한테 별 말씀이 없으시더라고요"라고 했다. 경기 전에 자신감을 갖고 과감하게 슈팅을 하라는 주문이 있었다고 했다. 최근 계속된 선발 출전이 김 감독의 울림이 큰 격려였던 셈이다. 김 감독은 고창현의 페이스가 떨어지자 발이 빠른 박승일을 중용해 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박승일은 인천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양팔을 활짝 펴고 양손의 검지를 흔들며 그라운드를 질주했다. 세리머니의 의미를 묻자 박승일은 "별 의미 없어요. 저도 모르게 그런 동작이 나오더라고요"라고 했다.
전남 드래곤즈, 부산 아이파크와 시즌 막판 치열한 6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울산의 비밀병기, 바로 박승일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