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배구 등과 달리 작전 타임이 없는 축구 경기에서 주장은 '그라운드의 사령탑'이라 불린다. 주장은 냉철함과 정확한 판단력, 팀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 그리고 팀이 위기에 처하면 구해낼 수 있는 해결사 능력까지 요구된다. 팀원들은 주장을 신뢰하고, 주장의 리드에 따라 팀을 완성해간다. 독일의 프란츠 베켄바우어, 이탈리아의 파올로 말디니처럼 위대한 팀에는 항상 최고의 캡틴이 존재한다. 왼쪽 팔에 두른 '완장'의 의미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에도 16명의 주장이 경기장 안팎에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9월 마지막주 스포츠토토와 함께 하는 2011년 스포츠조선 프로축구 선수랭킹에서는 올시즌 최고의 주장을 뽑아봤다. 이번주 주제는 '캡틴' 테마랭킹이다.
'캡틴' 랭킹 1, 2위에 오른 곽태휘(30·울산)와 염기훈(29·수원)은 주장의 중요성을 몸소 보여준 케이스다. 두 선수는 탁월한 리더십과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곽태휘는 조용하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K-리그 최고의 주장' 곽태휘의 활약은 6강 싸움이 치열해지자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해결사 본능까지 과시하고 있다. 이러한 활약으로 곽태휘는 전체 순위에서도 3위에 올랐다.
염기훈의 경우는 더욱 드라마틱하다. 염기훈은 시즌 중반 수원의 '뉴캡틴'이 됐다. '수원이 6강 플레이오프에도 오르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속에 주장의 책임감은 오히려 그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주장 데뷔전이었던 6월 18일 대구전에서 K-리그 데뷔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염기훈은 올시즌 8골-11도움으로 자신의 한 시즌 개인 최다 득점과 도움 기록을 경신했다. 전체 순위 9위에 오른 염기훈의 활약속에 수원은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3위는 부산의 짠물수비를 이끌고 있는 김창수(26·전체 12위)가 차지했다. 김근철로부터 주장 완장을 물려받은 김창수는 헌신적인 플레이로 팀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안익수 감독도 그의 리더십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