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팀 전력을 증명하는 것이다."
허정무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56)은 올해 이런 말을 자주 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집중력과 승부를 결정지을 기량을 발휘하는 팀이 진정한 강팀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리고 인천을 그런 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해왔다.
올해 인천의 모습을 보면 허 감독이 강조하는 '승부처에 강한 팀'과는 거리가 멀었다. 리드를 잡아도 후반 중반 내지 막판에 동점골을 내주고 패했다. 실점 뒤에도 승부를 뒤집을 만한 경기력을 좀처럼 선보이지 못했다. 승리를 해도 연승으로 이어가는 힘이 부족했다. K-리그 25경기 동안 얻은 승점은 30. 순위는 10위에 머물고 있다.
6강행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5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6강 마지노선에 걸쳐 있는 부산 아이파크(승점 39)와의 승점차는 9다.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면 승점 15를 따는만큼 산술적으로 6강행이 좌절됐다고 말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부산 뿐만 아니라 제주 울산 경남 등 6강행을 바라보고 있는 나머지 팀들도 손을 놓고 앉아 있을 리 만무하기에 인천이 기적을 일으키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런 인천이 또 한 번의 승부처에 선다. 24일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울산 현대를 상대로 2011년 K-리그 26라운드를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과 최근 맞대결 성적 모두 인천이 열세다. 하지만, 이번 경기마저 잡지 못한다면 인천의 6강 진출 여부에 더 이상 기대를 걸기 힘들다. 고비를 넘을 만한 집중력과 힘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부상 복귀 후 중원에 힘을 보태주고 있는 정 혁(26)의 활약을 지켜볼 만하다. 패스의 중심으로 2선 공격까지 수행할 수 있는 정 혁의 활약 여부에 따라 울산전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최근 홍명보 감독이 이끈 올림픽팀 소집 훈련에 참가했다 아쉽게 출전 기회를 놓친 박준태(21)는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베테랑 사령탑인 김호곤 울산 감독을 상대로 허 감독이 어떤 수를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