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프리를 3개월 남겨둔 상황에서 특선급 판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
특선급은 2008년 조호성 은퇴 이후 확실한 강자가 없었다. 올 상반기 대상경주 결과를 보면 더 뚜렷하다.
하반기 등급 조정이 이뤄지기 전인 6월까지 모두 여섯차례 대상 경주가 있었다. 우승 선수의 명단을 살펴보면 이욱동 2회, 이명현 2회, 박병하 1회, 황순철 1회로 나타났다. 결과만 봐도 한 선수의 독주없이 편성과 컨디션에 따라 승부가 결정났다. 이런 난전 분위기가 하반기 등급조정 이후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새로운 판도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선수로는 슈퍼급의 이명현, 특선급의 조봉철, 장보규가 꼽힌다. 이명현은 상반기를 결산하는 네티즌배를 제외하고 7월 이후 치러진 세 차례의 대상 경주를 모두 싹쓸이했다.
이명현의 대상경주 3연승을 높이 사는 이유는 외형적으로 나타난 성적뿐만이 아니라 경주 내용면에서도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스포츠동아배와 9월 창원공단 창립기념 대상경주에서 한바퀴 선행을 펼치고도 최고 라이벌로 꼽히는 최순영에게 추입을 허용당하지 않은 부분은 하이라이트였다.
슈퍼급을 이명현이 평정했다면 일반 특선급은 비선수 출신의 원투펀치로 통하는 조봉철과 장보규가 주도하고 있다.
시즌 중반기부터 꾸준하게 성적을 유지해 오던 조봉철은 등급 조정 이후에도 12전 중 8승을 낚아채며 내년 시즌 슈퍼급으로의 승급을 예약한 상태다. 특히 지난 4일 경주에서 이수원을 상대로 젖히기에 성공하며 완승을 거둔 이후 일반 특선급에서는 최강의 전력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무엇보다 하반기 최고의 이슈는 장보규다. 1기 출신으로 경륜 원년 멤버인 장보규는 지난 시즌 부진 탓에 상반기 등급조정 때는 우수급으로 떨어지는 수모까지 겪었다.
주변의 기대와는 달리 장보규는 이후에도 잦은 실격을 당하면서 기복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젠 장보규도 체력적인 한계에 도달했다"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그러던 장보규가 특선급에 올라온 이후 우수급에서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장보규의 상반기 성적은 연대율 74%였고, 하반기 넘어와서 치른 12경주의 성적은 연대율 73%다.
수치상으로는 거의 비슷하지만 우수급과 특선급에서 거둔 성적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다르다.
"이명현과 조봉철, 장보규의 선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 선수가 모두 자력승부를 기반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현 기세가 쉽게 꺽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이명현 ◇조봉철 ◇장보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