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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고발] 메르세데스 벤츠, 소비자 항의에 "보닛 교체해도 새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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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닛을 바꿔도 새 차?'

메르세데스 벤츠의 S클래스는 말 그대로 '억'소리 나는 차다. 최소 1억2000만원에서 2억대다. 어지간해선 사기 힘든 고가품이니, 스크래치 하나 나도 속이 쓰릴터.

약 1억 5000만원을 주고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상위 세단 S클래스를 구입한 A씨의 기막힌 사연이 화제다. 1년 여간 이 차를 몰다가 최근 중고 시장에 내놓기 위해 성능검사를 받은 A씨. 뜻밖의 말을 듣고 할 말을 잃었다.

알고보니, 보닛을 교체한 차라는 것. 보닛 내부 패널이 외부와 다른 색인 것은 물론, 보닛을 고정하는 볼트에 공구로 조였던 흔적까지 발견했다. 중고가 선정에 있어 불리한 진단을 받게 된 것은 당연한 일.

차를 구입한 뒤 사고 한 번 낸 적 없는 A씨는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차량 구매시 딜러나 해당 브랜드 관계자 그 누구로부터도 이같은 사실을 듣지 못한 A씨는 메르세데스 벤츠 측에 강력히 항의를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이와 관련 메르세데스 벤츠는 보닛 교체 사실은 인정하지만, 수리를 한 차를 새 차로 속여 판 것은 절대 아니라는 입장이다. 차량 배달 전 마지막 검사과정인 PDI(Pre Delivery Inspection) 공정에서 문제를 발견해 교체했다는 주장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관계자는 "PDI 과정은 차량 생산 공정의 일부"라며 "이와 관련 TUV Rheinland Korea로부터 2006년에 인증받은 ISO9001 규정에 따라 모든 과정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소비자보호원 또한 이 정도의 사안이라면 차량의 가치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는 잠정 판단을 내렸다. 김현륜 차장은 "해당 차를 직접 본 상황이 아니므로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데는 한계가 따른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보닛을 바꿨다고 하면 상품으로서 가치가 상당히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고자동차 관리법에 따르면, 보닛을 포함한 주요 부위에 판금 또는 용접 수리, 교체 등이 진행됐다면 이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 따라서 중고차 판매자는 반드시 구입자에게 이같은 사실을 정확히 알려야 한다"며 "하물며 새 차라고 팔 때는 소비자에게 해당 사안을 충분히 설명하고 팔아야 한다. 또한 일정 금액 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A씨와 메르세데스 벤츠 측은 보상 수위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 브랜드 관계자는 "PDI 공정은 국내 소비자에게 최상의 상태의 차량을 제공하기 위한 과정이다. 앞으로도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고객에게 최상의 차량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지만, A씨의 억울한 마음은 쉽게 풀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한편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난 2006년에도 PDI과정에서 다시 도색을 한 차를 팔았다가, 고객의 항의를 받고 보상금 500만원과 함께 무료로 전체 도색을 해 준 적이 있다.이와 관련해서 벤츠 측은 딜러가 개인적으로 한 일이다. 회사 차원에선 공식적으로 이뤄진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