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가 열리는 날 호프집이나 식당은 왁자지껄하다. 일반 축구팬들은 삼삼오오 호프집이나 식당에서 경기를 본다. 집에서 보는 경우에도 배달 치킨과 맥주는 필수 아이템이다. 찬스를 놓치면 곳곳에서 욕설이 튀어나온다. 골을 넣으면 박수와 환호성이 넘친다. 이들에게 A매치는 하나의 축제다.
그렇다면 축구 전문가들인 K-리그 선수들은 어떨까. 일반 축구팬들과는 많이 다르다. '시청각 교육'그리고 '묘한 질투심'. K-리그 선수들의 A매치 관전 태도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단어다.
K-리그 선수들은 조용히 관전한다. 잘 모이지도 않는다. 클럽하우스 휴게실에는 대형 TV가 있지만 선수들이 모이는 경우는 별로 없다. 대개 혼자 틀어박히거나 마음맞는 2~3명 정도만 모인다. K-리그 선수들에게는 A매치가 일종의 '시청각 교육 자료'다. 한국에서 공을 가장 잘 차는 선수들이 펼치는 만큼 움직임 하나하나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한다. 자신만의 노트에 상황을 그리는 선수들도 있다.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반응도 남다르다. 찬스를 놓쳤을 때 욕설은 없다. 조용히 상황을 복기한다. 골을 넣어도 대부분 '오호'라는 감탄사만 할 정도다. 패스를 찔러준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누거나 자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다는 등의 반응이 대부분이다.
묘한 질투심도 있다. A매치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과는 대부분 한솥밥을 먹은 사이거나 한다리만 건너면 아는 선수들이다. 친구들은 A대표팀에서 뛰는데 자신은 클럽하우스에 있는 현실을 아쉬워하는 선수들도 많다. 묘한 질투심 때문에 혼자 보는 경우도 꽤 많다.
A매치가 새벽에 열릴 때는 보통 실시간 관전은 포기한다. 그 다음날 훈련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일어나서 녹화된 경기를 뒤늦게 본다. 경기 결과를 따로 찾아보지는 않는다. 인터넷이나 핸드폰 등을 꺼놓고 세상과 단전된 채 경기를 보는 선수들이 많다. 아무래도 결과를 알면 경기가 재미없기 때문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