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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우리캐피탈, 공중분해 보다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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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이 공중분해 위기에 놓였던 남자배구 우리캐피탈을 임시로 맡아 운영해온지 약 두 달이 지났다. 7월말 연맹 이사회가 결정한 기간은 2개월이었다. 그동안 연맹은 우리캐피탈의 운영비를 보조해왔다. 또 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이동호 연맹 총재는 인수기업을 백방으로 찾았다. 하지만 우리캐피탈의 인수를 절실히 반기는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두 달 전 까지만 해도 2~3곳 기업들이 배구단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연맹에서도 신영석 김정환 같은 유망주가 많은 우리캐피탈 같은 경우 인수기업이 나올 것으로 봤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돈을 투자해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곳은 없다. 일부 기업은 인수 자금 한 푼 들이지 않고 우리캐피탈을 맡아 운영할 뜻을 보이고 있다.

남자배구에서 우리캐피탈 거취 문제는 '뜨거운 감자'다. 이달 내로 이 문제를 풀지 못할 경우 다음달 22일 시작하는 2011~2012시즌 정규리그 준비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그래서 연맹은 29일 이사회를 열어 우리캐피탈의 거취를 정한다.

현재 배구계의 분위기를 보면 공중분해시키자는 쪽과 어떻게든 팀을 유지시켜야 한다는 쪽이 팽팽히 맞선다. 공중분해는 인수기업을 못 찾을 경우 우리캐피탈 구단을 접고, 선수들은 드래프트 형식으로 기존 다른 구단으로 보내자는 것이다.

공중분해가 한국배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있다. 과거 고려증권이 팀을 해체한 후에도 똑같은 방식을 선택했지만 이후 한국배구의 경쟁력은 좋아진 게 없다. 어떻게든 13년 만에 현 연맹 집행부가 탄생시킨 우리캐피탈의 새 주인을 찾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 지금 인수기업이 없다면 이번 시즌은 네이밍라이트(구단 명칭 사용권)를 팔아 유지하는 방안도 얘기가 되고 있다. 우리캐피탈의 네이밍라이트를 사는 조건으로 한 시즌 운영비(30억원 정도)의 30% 이상을 내겠다는 기업도 있다고 한다.

우리캐피탈이 공중분해될 경우 팀 수는 6개로 준다. 프로배구의 양적 팽창이 꼭 질적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캐피탈 같은 젊은 인재들이 많은 신생구단이 창단 4년 만에 이런 식으로 사라질 경우 다시 새 팀을 창단시키기는 더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