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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베스트11 함구로 얻는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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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히지 않는 이유? 미리 알면 준비과정이 소흘해진다."

2012년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오만과의 1차전(21일 오후 8시·경남 창원축구센터)을 앞둔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베스트11에 대해 함구했다. 전력 노출에 대한 대비가 아니었다. 대표팀의 전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함이었다.

18일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를 떠나 격전지 창원으로 훈련장소를 옮긴 홍명보호는 19일 조직력 훈련에 주력했다. 훈련 전 만난 홍 감독은 '베스트 11'을 묻는 질문에 미소를 지으며 "머리 속으로는 구상이 거의 끝났다. 하지만 미리 밝히면 선수들이 기사를 읽고 다 알게된다. 자신이 선발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선수는 훈련 태도가 달라진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선수들도 (선발을) 예측할 수 있지만 마지막날까지 확실히는 모를 것"이라는 확신에 찬 답변도 이어졌다.

보통 훈련이 주전과 비주전으로 나눠 진행되는 만큼 모든 것을 숨길 순 없다. 그런데 이에 대한 대비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다양한 포메이션 실험으로 선수들을 헛갈리게 만든 것. 포백 수비진은 일정했지만 최전방 공격수부터 좌우 측면 공격수, 섀도 공격수,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변화무쌍하게 수시로 바뀌었다. 상황에 따라 선수의 구성을 달리하는 훈련의 일환이었지만 베스트 11에 대한 예측을 어렵게 만드는 효과도 가져왔다. 이런 방법으로 선발과 후보 선수들간의 전술 이해도 차이를 줄일 생각이다. 홍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도 있고 있으니 모두 선발이라는 생각으로 전술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 당일 미팅에서 베스트 11을 밝히겠다"며 끝까지 선수단에 긴장감을 불어 넣을 것을 천명했다.

하지만 "어깨가 좋지 않은 김보경(22·세레소 오사카)과 조영철(22·알비렉스 니가타)을 선발로 출전시킬 것인지 교체로 쓸 것인 지 고민 중이다"라며 살짝 힌트를 제시하기도 했다. 김보경은 18일 소속팀에서 풀타임을 소화하고 대표팀에 합류했기 때문에 전술 훈련에 참가하지 않고 회복 훈련에 집중했다.

가장 큰 관심사인 윤빛가람(21·경남)의 역할과 파트너에 대해서는 "윤빛가람은 공격력이 좋다. 장점을 최대한 살리려고 한다. 때문에 수비력을 보완해줄 수비형 미드필더가 필요하다. 최고로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기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빛가람의 파트너 경쟁은 정우영(22·교토상가)과 박종우(22·부산)가 벌이고 있다.

홍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지난 6월 열린 요르단과의 아시아지역 2차예선보다 긴 소집훈련 기간에 대한 만족감 때문이다. 조직력 부족으로 고전했던 요르단전의 전례를 더이상 밟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도 함께 보였다. 그는 "요르단전에서는 단 이틀만 손발을 맞추고 경기에 나서느라 전반전에 선수들이 적응을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주일 발을 맞춘다. 한 경기를 치르기에 충분한 시간인만큼 특별히 걱정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홍 감독은 지난 16일 김기희(22·대구) 박준태(22·인천) 노동건(20·고려대)을 명단에서 제외한데 이어 19일 막내 윤일록(19·경남)도 소속팀으로 돌려보냈다.

창원=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