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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종훈 감독의 명과암 어느 쪽을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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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LG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18일 현재 5위인 LG는 4위 KIA와 8.5게임차로 벌어졌다. 남은 일정은 13경기. 현실적으로 가을 야구는 물건너갔다. 시즌 초반부터 성적이 좋지 않았더라면 팬들의 실망이 이렇게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 전반기엔 공동 2위까지 치고 올라가며 9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투타의 부조화에다 조직력까지 흐트러지면서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지금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박종훈 감독의 거취다. 박 감독은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LG와 5년 계약을 했다. 당시 LG는 초보 감독인 박 감독에게 팀 리빌딩을 맡기며 획기적으로 계약기간 5년을 줬다. 물론 감독의 계약기간이란 건 어디까지나 서류상의 임기일 뿐이다. 성적이나 다른 변수에 따라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감독의 운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2년 연속 성적이 좋지 않다보니 구단 밖에선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다. 박 감독의 계약엔 성적에 대한 옵션이 걸려 있으며 심지어 차기 감독이 이미 내정됐다는 이야기도 돈다.

하지만 이 같은 소문은 일단 사실과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 구단은 "박 감독과의 5년 계약은 사실이며 차기 감독에 대해 논의해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박 감독의 5년 계약은 유효한 것일까.

박 감독에 대한 평가는 양분되고 있다. 구단이 박 감독에게 원했던 '화수분 야구'에 관한 한 어느 정도 업적을 남겼다. 투타에 걸쳐 새로운 얼굴을 발굴했다. 마운드 쪽에선 박현준, 임찬규 등이 주전 멤버로 자리잡았다. 타자 중에선 서동욱이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멀티맨 역할을 해 냈다. 지난해 '작은' 이병규와 오지환까지 포함하면 박 감독의 능력을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반대로 실망한 부분은 바로 성적이다. 전문가들은 LG 선수 개개인의 면면을 보면 이렇게 까지 성적이 떨어질 팀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A급 용병 투수 두명을 데리고 있고, 시즌 중반 마무리 투수를 트레이드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전력을 극대화하지 못한 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게 사실이다.

이 같은 엇갈린 평가로 인해 LG 구단은 딜레마에 빠졌다.

잔여 경기가 남아 있지만 감독 거취 문제로 진작부터 어수선한 팀을 추스리기 위해선 구단이 대외적인 입장을 정리해야 할 시점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