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지' 지동원(20·선덜랜드)이 18일 밤(한국시각) 선덜랜드 홈구장에서 열린 스토크시티전 공식 매치 프로그램의 표지 모델로 등장했다.
선덜랜드 구단 공식 매치 프로그램의 타이틀은 홈 유니폼의 상징인 빨간색, 하얀색 스트라이프를 의미하는 '레드 앤드 화이트(Red & White)'다. '레드 앤드 화이트'는 이날 첼시전에서 후반 37분 그라운드에 나선지 8분만에 리그 데뷔골을 쏘아올린 지동원의 사진을 전면에 내세웠다. 'Ji Up(지의 도약)'이라는 타이틀을 달며, 뉴 페이스를 향한 구단과 현지 팬들의 강렬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선덜랜드가 리그 첫승을 신고한 이날 스토크시티전에서 지동원은 첼시전과 비슷한 후반 36분 모습을 드러냈다. 아사모아 기안의 갑작스런 이적 후 지동원과 위컴을 계획보다 빨리 선발로 활용할 뜻을 내비쳤던 스티브 브루스 선덜랜드 감독은 이날도 후반 종료 직전에야 지동원을 기용했다. 후반 41분 지동원의 동료이자 경쟁자인 코너 위컴(18)을 투입해 10분 가량 두 유망주의 호흡을 지켜봤지만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전반 상대의 자책골까지 포함한 3골, 후반 '전문 키커' 라르손의 프리킥골로 4-0으로 앞선 상황에서도 브루스 감독은 신중했다. 아스널에서 영입한 니클라스 벤트너와 스테판 세세뇽 투톱의 발을 맞추는 데 주력했다. 개막 후 4경기에서 2무2패로 부진했던 선덜랜드로서는 '모험'이나 '실험'보다는 당장 첫 승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동원은 기안 이적 후 공격진 구도와 관련 "남아 있는 공격자원이 나와 위컴뿐이라 우리가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기안 선수도 장점이 많지만 나도 많은 장점을 가진 선수이기 때문에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첼시전 데뷔골 이후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 "팀내 입지나 위상이 달라졌다고 느껴지는 것은 없지만 스스로 자신감을 많이 갖게 됐다"고 했다. 훈련 때마다 동료들과 소통하려 노력하면서 교감의 기회와 횟수를 늘려가고 있다. 트위터를 통한 현지 팬들과의 소통도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엔 선덜랜드의 라이벌 구단인 뉴캐슬 팬으로부터 '도발 메시지'도 받았다. 선덜랜드 안에 녹아들어가고 있다는 증거다. "많은 멘션이 달리고 있는데 일일이 답해줄 시간이 없다. 얼마 전 뉴캐슬 팬이 트위터로 도발을 했는데 딱히 대응하지 않고 그냥 보고 넘겼다"며 웃었다.
스토크시티전에서 추가시간 포함 15분간의 활약에 대해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카메오 출연'이라는 냉정한 평가와 함께 평점 5점을 부여했다. 정규리그 5경기 중 4경기에 후반 교체출전했다. 당장은 '카메오'지만, 빠른 시일 내에 '커버 모델'을 꿈꾼다. 특유의 성실함으로 때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도 출전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열심히 해서 차차 시간을 늘려가고 싶다.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기회가 또 찾아올 거라 생각한다." 긍정의 말 속에 의욕과 의지, 자신감이 동시에 읽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선덜랜드(영국)=민상기 통신원 chosuntig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