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부터 에어로빅 운동을 시작한 주부 한 모씨(여, 56세). 최근 무릎 뒤쪽이 부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딱히 통증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시간이 갈수록 더 부었다. 혹 같은 것이 만져지고 통증까지 느껴지기 시작했다. 결국 정형외과를 찾은 한씨는 '베이커 낭종'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서 있거나 걸을 때 무릎은 체중의 3배 정도의 압력을 받는다. 쪼그리고 앉은 경우에는 약 7~10배까지의 압력을 받는다. 무릎이 갑작스런 부상이나 관절염을 비롯한 다양한 관절 질환에 매우 취약한 이유다. 이때 질환은 무릎 뒤쪽에서 나타나기도 하는데, 베이커 낭종은 가장 대표적인 무릎 뒤쪽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베이커 낭종은 슬와낭종이라고도 불린다. 무릎 관절의 뒷부분인 슬와부에 물혹이 발생하는 것이다. 무릎의 부종을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질환에 의해 관절액이 점액낭 안으로 이동, 무릎 뒤쪽으로 밀려나면서 혹이 발생한다. 주로 40대 이후의 여성과 퇴행성 관절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흔하게 나타난다. 연골판 손상 등 다양한 무릎 관절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베이커 낭종은 혹의 크기가 매우 커져 부종이 심해지기 전까지는 통증이 거의 없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방치하면 무릎 뒤쪽 내측에 단단하게 혹이 만져지며 다리를 구부리거나 걷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무릎을 구부리거나 곧게 폈을 때 무릎이나 발목 위쪽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물혹과 함께 관절의 통증이 수반되는 경우라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척추 전문 정동병원 김창우 대표원장은 "베이커 낭종의 경우, 반월상 연골판 파열이나 십자인대 파열 등 관절 내 손상과 동반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른 관절 질환과의 동반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보다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라면 얼음 찜질 등 간단한 처치만으로도 호전이 가능하다. 또한 부종 감소를 위해 주사 치료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물혹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통증도 심해진다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물혹을 제거하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김 원장은 "관절내시경 수술은 병변 부위를 보면서 수술을 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고, 물혹 제거뿐 아니라 다른 관절 부위의 손상 여부까지 파악해 치료할 수 있다. 수술 부위의 상처도 적어 회복이 빠르다"고 말한다.
베이커 낭종을 예방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이다. 쪼그려 앉거나, 무릎 관절에 부담이 가는 무리한 운동은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무릎 관절에 이상이 느껴지는 경우,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더 큰 질환으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