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극적으로 역전승했다. 2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출혈이 컸다. 베스트 11 중 6~7명이 제외됐다. 몰리나 고명진 최현태가 경고누적으로, 하대성 현영민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옥의 사우디 원정을 넘는 과정에선 박용호 방승환 등은 컨디션 난조로 명단에서 빠졌다.
피로와 시차는 이중고였다. 서울 선수들은 사우아라비아 알 이티하드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마친 후 16일 UAE(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귀국했다. 이동하는 데 약 20시간이 걸렸다. 만신창이였다. 48시간 만에 1.5군으로 부산을 맞았다.
서울이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5라운드 부산과의 홈경기에서 2대1로 역전승했다.
전반 41분 부산 에델이 포문을 열었다. 서울의 투지와 집념은 후반에 빛났다. 후반 극적인 승부를 연출했다. 후반 18분 돌아온 왼쪽 윙백 김동진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후 44분 조커 강정훈이 결승골을 터트렸다. 최용수 서울 감독대행은 또 다시 광적인 세리머니를 펼쳤다. 테크니컬에어리어를 벗어나 코너 플래그로 달려가 선수들을 얼싸안고 기뻐했다.
각본없는 드라마였다. 경기 전부터 분위기가 팽팽했다. 기싸움이 대단했다. 서울은 살인적인 일정을 감안, 두 달 전인 7월 일찌감치 연맹과 원정팀인 부산에 협조 요청을 했다. 경기 일을 하루만 연기해 달라고 했다. 돌아온 대답은 'No(노우)'였다.
경기 시작전 안익수 부산 감독은 사우디 원정에 대해 "이틀이면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다"고 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대행은 "해외 경험이 많은 내가 봤을 때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고 반박했다.
결국 서울이 험난한 벽을 뚫고 웃었다. 천적이었다. 서울은 2002년 9월 25일 이후 부산전 홈 13경기 연속 무패 행진(10승3무)을 달렸다. 9일 대구, 15일 알 이티하드전의 2연패 사슬도 끊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의 투혼과 열정이 하나가 됐다. 우린 이번 경기를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시즌 막판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웃었다. 서울은 승점 45점(13승6무6패)으로 3위를 유지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