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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올해도 '…라면 야구' 미련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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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종훈 감독은 올시즌을 앞두고 '라면 야구'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라면 야구'는 일종의 변명이었다. LG가 지난 8년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할때마다 어김없이 나왔던 말이 "누가 다치지 않았다면, 저 선수가 있었다면"등 이다. 이를 두고 박 감독은 올해만큼은 가을에 후회하지 않는 시즌을 보내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올시즌도 어김없이 미련만 남는 시즌이 되고 말았다. LG는 17일까지 55승1무63패로 5위. 4위 KIA와는 7.5게임차로 멀어져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어졌다.

그렇다면 올해 가장 아쉬운 LG의 '라면 야구'는 무엇일까.

시즌에 앞서 LG가 가장 약점으로 지적된 부분은 바로 '뒷문'이었다.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었다. 적임자를 찾지 못해 LG는 지난해 롱맨으로 괜찮은 성적을 냈던 김광수와 이동현을 믿었다. 집단 마무리 체제를 운영해 봤지만 우려했던대로 불안했다.

결국 후반기가 시작된 지난 7월31일 넥센과의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송신영을 마무리 투수로 영입했다. 하지만 다소 늦은 감이 있는 트레이드였다. LG는 이 당시 이미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LG 유니폼을 입은 송신영이 세이브를 올리기 위해 등판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아 영입 효과는 크지 않았다. 만약 LG가 투타에 걸쳐 힘이 넘칠때인 전반기에 송신영과 같은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있었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또다른 '라면 야구'는 바로 봉중근이다.

왼손 선발 투수인 봉중근은 시범경기때 왼쪽 팔을 다쳤고, 1군 경기에 4경기 등판했지만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봉중근은 미국으로 건너가 지난 5월26일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과 뼛조각 제거 수술을 함께 받았다. 귀국해 재활중인 봉중근은 내년 시즌 중반쯤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LG 선발진은 그럭저럭 운영이 됐다. 주키치와 리즈 등 외국인 투수 2명이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줬고, 지난해 SK에서 트레이드돼 온 박현준이 혜성처럼 나타나 토종 에이스 역할을 했다. 만약 봉중근이 부상으로 이탈하지 않았다면 LG는 더욱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었다. 또 봉중근이 건재했다면 선발 투수 4명중 한명을 마무리 투수로 활용했을 법 하다. 그랬다면 뒷문이 불안해서 당한 역전패를 최소화 했을 것이다. LG는 또다시 우울한 가을을 맞게 됐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