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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경기력에도 승리' 포항에게서 느껴지는 강팀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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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팀의 조건은 무엇일까. 승리가 많아야 한다. 결과론이다. 과정론의 관점에서 살펴보자. 역시 승리 여부가 중요하다. 제 아무리 경기 내용이 좋다고 하더라도 승리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강팀이라 할 수 없다. 반대로 경기 내용이 좋지 않을 때도 승리로 연결한다면 강팀이라 부를 수 있다.

17일 포항이 그랬다. 강팀의 향기가 살짝 묻어났다. 포항은 인천과의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원정경기에서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경기 내내 인천에게 주도권을 내주었다. 후반전에는 슈팅이 하나도 없었다. 선수들의 몸은 무거웠다. 다른 경기에서 보여주던 패싱 게임이 나오지 않았다. 중원에서 선수들의 볼터치는 둔탁했다. 패스가 세번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평소 포항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승점3을 보탰다. 후반 6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슈바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모따가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땀을 쏙 뺀 1대0 신승이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올 시즌 가장 어려운 경기였다.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것이 좋았다. 선수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1위 전북을 뒤쫓고 있는 포항에게 승점 3은 너무나 소중했다. 경기는 크게 밀렸지만 승리로 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시즌 초반이었다면 패배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승리의 원동력은 집중력이었다. 인천 선수들에게 밀려 낭떠러지 바로 앞까지 갔으면서도 승리를 지켜냈다. 어떤 상황에서든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자신감을 장착한 포항이 진정한 강팀의 향기를 내뿜기 위해서는 25일 상주 원정경기가 중요하다. 인천전에서 보여준 집중력은 유지한 채 경기력도 끌어올려야 한다. 부진에서 빨리 벗어나 제대로 된 경기력을 선보이는 것이 진정한 강팀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황 감독도 잘 알고 있다. 황 감독은 "몸이 무거웠던 선수들과 다시 준비한다면 충분히 1위 전북을 따라잡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