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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넘버 9. 계산기 두들기는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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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본격적으로 매직넘버를 줄이기 시작했다.

삼성이 17일 넥센전에서 승리했다. 반면 2위 SK와 3위 롯데는 같은날 나란히 패했다. 이로써 삼성의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는 9가 됐다. 매직넘버는 경쟁팀이 남은 경기를 전승한다고 가정할 경우, 현 1위팀이 자력으로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승수를 뜻한다. 즉 삼성은 남은 16경기에서 9승을 거두면 무조건 우승할 수 있다. 1위 팀이 승리하거나 하위팀이 지면 매직넘버가 줄어든다. 통상적으로는 하루에 최대 2개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롯데에 비해 SK가 5경기를 덜 치렀다. 따라서 SK를 기준으로 매직넘버를 계산했을 때 9라는 숫자가 나온다.

그런데 이같은 매직넘버에는 재미있는 관계가 숨어있다. 삼성이 앞으로 SK를 단 한경기라도 이기면 한꺼번에 매직넘버 3개를 줄일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과 SK는 15경기를 치렀는데 삼성이 9승6패로 앞서있다. 잔여 맞대결은 4경기. 그런데 SK가 전승을 한다고 가정하는 건 결국 맞대결 4경기도 모두 잡아낸다는 걸 의미한다.

이 경우엔 SK가 시즌 맞대결에서 10승9패로 앞선 채 끝나는 걸 뜻한다. 삼성과 SK가 나란히 2무를 기록중이기 때문에 시즌 막지막 날 승률이 똑같아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상대전적에서 앞선 팀이 1위가 된다.

바로 이같은 상황까지 모두 고려해 나온 매직넘버가 9다. 따라서 삼성은 향후 SK와의 4차례 경기에서 단 1승만 거두면 올해 맞대결 전적에서 앞서게 되고, 그럴 경우 하루에 매직넘버 3개를 줄일 수 있는 케이스가 생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18일 넥센전을 앞두고 이처럼 매직넘버에 얽힌 승수를 계산하며 취재진과 대화를 나눴다.

물론 SK를 만나기 전에 매직넘버가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과 SK는 오는 29일이 돼야 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시작한다. 그에 앞서 2위 경쟁중인 SK와 롯데가 20일부터 맞대결 3연전을 펼친다. 매직넘버 기준점이 되는 두 팀이 맞대결을 하기 때문에 삼성은 돌아오는 한주 동안 즐겁게 매직넘버가 줄어드는 걸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주말 일정이 끝나는 시점이면, 매직넘버가 거의 소멸될 것으로 삼성은 예상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1위를 확정짓더라도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 타이틀이나 기록이 걸린 선수들이 여러 명 있고, 또 특정 팀을 도와준다는 시선을 받지 않기 위해서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