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이 오만과의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21일 오후 8시·경남 창원축구센터)에 대비한 담금질에 한창이다. 하지만 이를 보는 K-리그 16개 팀들의 마음은 제각각이다. K-리그 25라운드(17~18일)에 차출된 선수들을 기용할 수 없기 때문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최종예선에 한해 올림픽대표팀 소집 시기를 경기 5일 전으로 정했다.
가장 속이 쓰린 팀은 경남과 대구. 승점 32로 8위인 경남은 6강진출을 위해 매경기 혈투를 치러야 하지만 미드필더의 중심인 윤빛가람(21)과 윤일록(19) 없이 18일 전북과의 홈경기에 나서게 됐다.
특히 윤빛가람의 공백이 뼈아픈 경남은 대한축구협회에 '윤빛가람과 윤일록을 18일 경기에 뛰게 해줄 수 없느냐'는 공문을 보냈지만 돌아온 답신은 '노'였다.
최진한 경남 감독은 "윤빛가람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전북을 상대할 때는 세트피스와 중거리 슈팅으로 맞서야하기 때문에 윤빛가람이 꼭 필요했다. 윤일록은 전북의 발이 느린 수비진을 허물 조커로 기용하려 했다"며 입맛을 다셨다. 더욱 아쉬운건 올림픽대표팀이 경남-전북전 당일, 오만전이 열리는 창원에 머무르는데 두 선수를 눈 앞에 두고도 기용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대구 역시 차와 포를 뗏다. 올시즌 23경기에서 7골 2도움을 기록하며 혜성같이 떠오른 공격수 김현성(22)과 수비수 김기희(22)가 차출돼 17일 대전 원정경기에 나설수 없다. 김기희는 올시즌 7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7월부터 팀의 주전 수비수로 성장해 대구 수비의 한 축을 담당했다. 성남은 홍철(21)과 하강진(22)이 차출됐지만 개의치 않는 눈치다. 홍철이 지난 수원전에서 퇴장을 당하며 어차피 광주와의 홈경기에 나설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 주전 골키퍼인 하강진이 골문을 비우지만 신태용 성남 감독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포항은 고무열(21) 제주는 홍정호(22) 전남은 윤석영(21)의 공백이 있다.
이밖에 부산이 2명 서울 인천 강원 등이 1명씩 대표팀에 선수를 보냈다. 대한축구협회는 "3~4개 팀이 선수들을 경기에 뛰고 보내면 안되겠냐고 전화로 문의해왔다"고 밝혔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선수를 차출한 구단들은 이들의 공백을 걱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올림픽대표팀 차출선수가 없는 전북과 수원, 울산 상주 광주 대전 등 6개 구단은 미소를 짓고 있다. 유망주가 없다는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하지만 눈 앞의 경기만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올 법 하다.
올림픽대표팀 차출로 인한 각 팀별 손익이 드러날 K-리그 25라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