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6·아스널)이 2경기 연속 결장하자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두 차례나 후보명단에 이름을 올리고도 기회를 잡지 못했다. 10일 스완지시티와의 2011~201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에서는 그러려니 했다. 7일 쿠웨이트전을 치른 뒤 곧장 영국으로 날아와 워크퍼밋(취업비자) 발급 문제로 프랑스 파리로 다시 이동하는 등 경기를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14일 도르트문트(독일)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1차전에는 교체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박주영은 벤치에서 신들린 활약을 펼치는 가가와 신지(22·도르트문트)의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날 팀은 고전 끝에 1대1로 비겼다.
'두 경기 후보'라는 결과가 박주영의 남은 시즌 전부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박주영의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아스널은 맨유 첼시와 달리 개인 역량보다 팀 플레이를 앞세우는 전술을 추구한다. 로빈 판 페르시가 정점이 되어 톱니바퀴 같은 연결이 이뤄져야 진정한 힘이 발휘되는 팀이다. 팀 합류 1주일 밖에 되지 않은 새내기 박주영은 아스널 입장에서 보면 미완의 공격수다. 2경기 연속 후보 명단 등재는 벤치에서 경기 상황을 지켜보고 코칭스태프의 주문 사항을 숙지하라는 뱅거 감독의 배려가 포함되어 있다.
영국 현지 언론도 박주영의 미래를 밝게 내다보고 있다. 데일리 텔레그라프의 기자로 EPL 감독 및 선수 자서전 대필 및 축구 관련 각종 미디어 활동으로 영국 내에서도 명성이 높은 헨리 위터는 스완지시티전 뒤 "박주영은 먼저 아스널 유니폼을 입은 챔벌레인을 대신해 벤치에 앉았다. 이것은 벵거 감독이 박주영을 원한다는 뜻"이라면서 "아스널 관계자들에게 들은 바로는, 구단 내부에서 박주영의 자신감 있는 모습에 인상깊어 하고 있다. 내 생각에 박주영은 조만간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프랑스와 잉글랜드 리그는 큰 차이가 있다. 박지성도 맨유 입단 뒤 1년 반 정도가 지나서야 팀 전술에 적응된 플레이를 보여줬다"면서 박주영에게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주영의 잉글랜드 무대 데뷔전은 20일 펼쳐질 칼링컵 3라운드가 될 전망이다. 맞상대인 슈르스버리는 리그2(4부리그) 팀으로 이변이 없는 한 아스널의 승리가 확실시 된다. 부담감이 덜한 경기여서 활약이 예상된다. 더 선에서 활약 중인 찰리 위트는 "슈르스버리전에서 박주영은 선발로 나설 것이다. 그에게는 자신의 기량을 입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런던=이 산 유럽축구 리포터 dktls@hotmail.com·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