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7·세종고)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월드컵을 마친 직후 7일 자신의 트위터에 "기분좋게 우즈베크 월드컵을 마무리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결승 두 종목에 들어간 것도 처음이고 5등, 6등 해본 것도 처음이고…. 조금씩 조금씩이지만 앞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쁘다. 세계대회까지 파이팅"이라는 글을 남겼다.
올시즌 5번째 출전한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시리즈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둔 직후다. 본인의 말대로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다. 3월 이탈리아 페사로 월드컵 볼 종목에서 첫 결선 진출을 일궜고, 2번째 출전한 포르투갈 포르티마오 대회에선 전종목 26점대 진입에 성공했다. 3번째 우크라이나 키예프 월드컵에선 후프 종목에서 27.175점으로 결선 7위에 오르며 자신의 최고점을 경신했다. 사흘 후 이어진 프랑스 코르베유에손 월드컵은 세계최강자들이 총출동한 세계선수권 전초전이었다. 손연재는 후프 종목 결선에서 27.575점으로 또다시 자신의 기록을 갈아엎으며 7위에 올랐다. 볼 곤봉 리본 나머지 3종목에서 26점대를 기록했다.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3번의 월드컵 시리즈를 연속 출전하며 경기감각을 익힌 손연재는 6~8월 3개월간 대회 결과를 바탕으로 프로그램 수정 보완 작업에 들어갔다. 6월 방한한 폴란드 출신의 마리아 시즈코프스카 FIG 기술위원장의 조언에 따라 볼과 곤봉 프로그램을 대거 수정했다. 볼 프로그램은 음악과 안무 모든 것이 새로워졌다. 연결동작들이 한결 매끄러워졌고, 표현력도 훨씬 좋아졌다. 볼-후프에 비해 취약했던 곤봉 종목은 두 발에 시퍼런 멍이 들 만큼 혹독하게 연습했다.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아온 후프 종목은 숙련도와 완성도가 더욱 높아졌다. 종목별 레오타드(리듬체조 선수들이 입는 유니폼)도 다시 맞췄다. 7월 다시 러시아 노보고르스크 전훈장으로 떠난 손연재는 여름내 훈련에 몰두했다. 하루 8시간 끝도 없이 이어지는 외로운 훈련 속에 스마트폰, 트위터, 한국드라마, 엄마와의 통화만이 위안거리였다.
9월 4개월만에 타슈켄트 월드컵시리즈에 나선 손연재는 또 한단계 성장해 있었다. 전종목 27점대, 후프-곤봉 등 2종목 결선 진출, 후프 5위, 곤봉 6위, 개인종합 첫 톱10의 성과를 일궜다. 8월 FIG 세계랭킹에서 19위에 오르며 런던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손연재는 19일 프랑스 몽펠리에 세계선수권에 도전한다. 지난해 32위에 머물며 좌절했지만 광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 이후 급성장했다. 올해 월드컵 시리즈에서 10~13위를 유지해왔다. 런던올림픽을 위한 톱 15위는 무난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 시즌 눈부신 성장세를 보여준 손연재다. 매 경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 '승부사' 손연재에게 팬들의 관심과 기대가 쏠리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