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주말극장 '웃어요 엄마'에서 배연우 역을 맡아 남자의 지고지순한 순애보를 펼쳤던 배우 김진우는 가수가 꿈이었다.
연기를 전공하지도 않았는데 뮤지컬 배우로 꾸준히 인지도를 쌓아온 그가 알고보니 출중한 노래 실력을 자랑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가능성을 갖고 있었던 것. 군대를 가기 전 가수가 되기 위해 연습생 생활도 거쳤다는 그는 생각대로 되지 않자 가수의 꿈을 포기했다 우연히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매력에 빠져 연기자의 길로 들어 섰다.
2006년 배우로 데뷔해 연극 '아담과 이브 나의 범죄학', 뮤지컬 '댄서의 순정'을 거쳐 2007년 '풋루스'를 통해 주연을 꿰차는 행운을 누렸다.
"운이 정말 좋았어요. 때를 잘 만난 것도 있구요. 당시 뮤지컬 붐이 일어서 작품은 많은데 주연 배우는 모자라는 상황이었어요. 시기를 잘 타서 하는 작품마다 흥행도 하고 덕분에 상도 받았습니다."
뮤지컬을 통해 노래를 부를 수 있었던 것은 꿈을 놓지 않은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그러다 2009년 영화 '비상'에서 영호라는 악역을 맡아 연기자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고, 지난해 MBC 창사특집극 '로드 넘버원'에서 극중 김하늘의 오빠 김수혁 역으로 출연해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김수혁은 지주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아버지의 죽음 이후 집안이 몰락하자 좌익의 길을 걷는 인물로, 지병인 폐결핵으로 인해 병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개성 강한 캐릭터였다.
그런데 이어 그가 선보인 캐릭터는 가슴 아픈 사랑으로 인해 두 눈에서 눈물이 마를 일 없는 오염되지 않은 순애보를 불태우는 순정남이었다. KBS2 주말극 '결혼해 주세요'에서도 초반 극장 오윤아를 좋아하는 캐릭터로 등장해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한 사람의 배우에서 이 처럼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다는 게 믿기 어려울 정도다.
그는 "감독님의 연출 스타일이나 카메라 앵글에 따라 캐릭터의 느낌이 달라진다는 얘기를 자주 듣긴 한다"며 "내가 출연한 작품을 다 보신 분들도 서로 매치가 잘 안된다는 평가를 많이 해주신다"고 말했다.
가수에 대한 미련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그는 자선 공연이라는 의미 있는 이벤트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다. "'웃어요 엄마' 끝나고 2주 정도 후에 제가 봉사활동을 했던 보육원에서 자선콘서트를 열었어요. 손병호 선배님과 유진씨 개그우먼 정주리씨 등 지인분들의 애장품을 경매에 내놓고 그 수익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했어요."
김진우는 가수 손호영과 함께 '레이닝', SES 유진과 함께 '러브 라떼(Love Latte)', 두 장의 디지털싱글 앨범을 발표했고, 드라마 '로드 넘버원'과 '웃어요 엄마' OST에도 참여하는 등 이미 여러 차례 노래 실력을 발휘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본업은 연기자다. 현재는 MBC '지고는 못살아'에서 극중 윤상현의 친구 소주현 역으로 얼굴을 내비치고 있다.
그는 "아직은 연기를 하면서 크게 욕 먹어본 적은 없지만 그건 아마도 아직 많은 시도를 해보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며 "주연뿐 아니라 조연까지도 넘나들면서 역량을 쌓아가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추석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시청자들에 대한 인사도 빠트리지 않았다.
"올해 유난히 수해피해가 많았는데 복구가 잘 돼 다시는 자연재해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늦더위 조심하시고 풍성한 추석 명절 보내세요."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