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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감독 "전술변화? 우리의 길을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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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호의 최근 모습은 마치 롤러코스터 같다.

8월 한-일전 참패 뒤 가진 레바논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1차전에서 6대0 대승을 거두면서 부활을 알리는 듯 했다. 그러나 쿠웨이트 원정에서 졸전 끝에 1대1 무승부에 그치면서 다시 고개를 숙였다. 낮 기온이 최고 50도에 이르는 쿠웨이트시티의 현지 기후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급격한 체력저하를 보인 것이 원인이 됐다. 조광래 감독(57)이 그간 주창해왔던 패스축구는 제대로 펼쳐지지 못했고, 템포 축구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역습을 앞세운 쿠웨이트에게 후반전 일방적인 수세에 몰리면서 패배 위기까지 몰렸었다. 선방쇼를 펼친 골키퍼 정성룡(26·수원) 탓에 귀중한 원정 승점 1을 확보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는 평가다.

이후 조 감독이 그간 내세웠던 패스와 템포에 기반한 전술을 상대에 맞게 유연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실상 정상적인 경기가 힘들었던 쿠웨이트전은 패스와 템포를 앞세우기보다 카운터나 측면 공격 등 다른 방법을 연구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4-2-3-1로 고정되어 있는 포진도 상대에 따라 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그간의 기조를 바꾸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조 감독은 8일 선수단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자리에서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쿠웨이트전에서는 선수들이 전반전을 마치고 더위 때문에 너무 힘들어 했다. 때문에 템포를 늦춘다는 것이 상대 공격의 빌미를 주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이것이 무승부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적극적인 포어 체킹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어 체킹'은 조 감독이 부임 뒤부터 줄곧 강조해왔던 것으로, 사전에 상대 공격 시도를 차단하는 전략이다. 결국 그간 이어왔던 자신만의 전술 색깔을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대신 조 감독은 차두리(31·셀틱)의 부상과 홍 철(20·성남)의 부진으로 불거진 풀백 요원 발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조 감독은 "풀백 자원에 대해서는 A대표팀 코칭스태프 모두가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K-리그 선수들을 주목하고 있으며, 앞으로 전문적인 측면 수비 요원을 경기에 기용할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쿠웨이트 원정을 어려운 환경 속에 고비를 잘 넘겼다고 본다. 이번 승점 1은 최종예선으로 가는 길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10월 아랍에미리트(UAE)전은 더욱 공격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쿠웨이트전에서 선방을 펼치면서 A대표팀을 패배 위기에서 건져낸 정성룡은 "힘든 원정이었다. 승리할 수 있었던 경기서 승점 1에 그쳐 아쉽다. UAE전에서는 반드시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인천공항=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