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은 5할, 목표는 4강 입니다."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 6일 창원 사보이호텔서 열린 NC 다이노스 초대 사령탑인 김경문 감독의 기자회견서 김 감독은 이처럼 분명한 목표점을 제시했다.
NC는 2013년 처음으로 1군에 데뷔한다. 최근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15명, 우선 지명으로 2명 그리고 경찰청과 상무 등에서 프로구단에 지명받지 못한 5명 등 22명만을 뽑은 상태. 5일부터 7일까지 실시한 2차 트라이아웃을 통해 10여명을 더 선발한다.
다음달 10일 시작되는 첫 합동훈련에서 코칭스태프까지 포함해 60명 규모로 늘어난다고 하지만 프로야구에서 검증되지 않은 신인 선수가 대다수이다. 게다가 성적에 대한 부담이 없는 신생팀 초대감독의 자리. 호기에 찬 발언이지만, 기존 구단을 인수하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완벽한 신생구단이란 점을 감안하면 자칫 '객기'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절대 빈말이 아니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가장 우선적인 이유로 우선 지명권 등을 통해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좋은 선수를 많이 뽑았다는 점을 꼽았다. 대졸 최대어라 할 수 있는 좌완 투수 노성호(동국대)와 나성범(연세대)를 동시에 거머쥐는 등 상위 라운드 선수를 대부분 확보한 것. 김 감독은 특히 나성범에 대해 "1학년 때부터 눈여겨 본 선수다. 투수보다는 타자에 더 소질이 있는 것 같다. 우리 NC를 대표하는 간판스타감이다"라며 투수에서 타자로 변신해 괄목상대한 '제2의 이승엽'으로 키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2012년이 끝나고 FA와 용병을 다른 팀보다 1명씩 더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전력에 큰 보탬이 된다. 김 감독은 "사실 용병을 내년에 일찍 뽑아 2군에서 함께 뛰며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생각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NC 다이노스 이태일 대표의 말대로 "구단에서는 김 감독이 원하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대목과 일맥상통한다. 게다가 2012년이 끝나면 강민호(롯데) 윤석민 이용규(이상 KIA) 등 거물급 FA 선수들이 쏟아져 나온다. 다른 구단과 달리 선수를 내줄 필요없이 보상금만 지불하면 되는 NC로선 스타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머니 게임'도 불사한다는 각오.
여기에다 김 감독은 "8개 구단에서 보호선수 20명 외에 1명씩 데려올 수 있는데, 1군 로스터에 드는 검증된 선수들이기에 즉시 전력감으로 뛰게 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물론 실력 외적인 부분도 김 감독에게 자신감을 주는 요소. 김 감독은 "신인 선수들 외에 트라이아웃 등을 통해 선발된 선수들은 1군 경험은 거의 없지만 한두번씩 아픔을 겪었기에 오기가 발동할 것이다.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도 경기 집중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이 든 이유는 롯데 못지 않은 창원 지역의 야구 열기다. 김 감독 기자회견에 이미 NC 팬클럽 회원 50여명이 참여했고, 구단의 공식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회원도 벌써 3000명을 돌파했다. 김 감독은 "지난 5일 창원에 와서 사우나에 갔는데 많은 분들이 아는 척을 해서 좀 난처했다"고 웃으며 "이 곳의 야구열기는 너무 잘 알고 있다.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던 젊은 선수들에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