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다쳐 아픈 사람들을 따뜻하게 위로해 주고 올께" TV브라운과 연극무대를 넘나들며 맹활약해 온 배우 이주화가 집을 나서며 4살 난 딸과 나누는 대화다. KBS 공채 15기로 어느덧 18년차 중견 탤런트가 된 이주화는 상담치료사와 연극치료사 과정을 이수한 후 병원에서 우울증과 가정불화 등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했다. 그녀는 "금요일 밤마다 세간의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에 출연했던 것 때문에 환자들이 무척이나 살갑게 다가온다"며 "그 덕분에 쉽게 마음의 문을 열어 고민을 나눌 수 있었다"는 체험담을 밝혔다.
병원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는 환자들과 따뜻한 만남을 지속하며'사랑의 손길'을 실천하던 그녀가 다시 본연의 무대로 돌아왔다. 지난 7일부터 연극 <아내라는 직업의 여인>에서 '마리'역으로 100분간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여러 편의 TV드라마와 연극무대에서 깊이 있는 내면 연기로 관객의 심금을 울렸던 그녀는 장두이 송채환 등 매력만점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다. 특히 송채환과는 드라마 '첫사랑(1996년)'에 같이 출연한 후부터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연극 <아내라는 직업의 여인>은 영국작가 '서머셋 모옴'의 소설을 원작으로 1976년 초연 이후 권태기에 빠진 중년부부가 갈등을 거쳐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전업주부가 여성정체성 문제에 봉착한 후 현명한 처신과 경제적 자립을 통해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세심하게 묘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주화는 이번 작품의 매력으로 '베테랑 배우간의 완벽한 호흡'과 '깊이 있는 대사'를 손꼽았고 "무대에서 관중과 직접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가족과 삶에 대한 소중함을 공유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마리역을 해왔던 수많은 배우들의 연기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걱정이 있지만 앞으로 마리 역을 맡게 될 후배에게 나또한 롤모델로 기억됐으면 하는 욕심도 생긴다"며 극중 인물에 몰입하고 있다. 이주화는 18년간 꾸준히 배우로 활동하면서 "느리게 걸어가고 있지만 훌륭한 배우로 인정받기 위해 한번도 멈추지 않았고 뒷걸음 치지 않았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1차공연은 7일~18일까지 설치극장 정미소.
2차공연은 28일~10월 9일 대학로예술극장 3관.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