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보호대 없는 데만 맞네요."
올시즌 LG 정성훈은 유독 잔부상이 많다. 타구에 정강이나 발등을 맞기 일쑤고, 수비나 주루 시에 허리나 무릎 등을 다친 적도 많다. 하지만 하루 이틀이면 금세 훌훌 털어낸다. 잔부상 속에서도 4경기를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 나섰다. 108경기서 타율 3할7리.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 이병규(배번9)에 이어 팀 내 타율 2위다.
정성훈은 지난 4일 잠실 롯데전에서도 아픔을 맛봤다. 6회말 세번째 타석에서 자신의 파울 타구에 왼 발등을 맞았다. 그라운드에 쓰러지며 고통을 호소했지만, 끝내 좌전 안타를 날리고 대주자 윤진호로 교체됐다. LG는 정성훈의 안타를 시작으로 동점을 만들어냈고,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그는 통증 탓에 6일 두산전에서 선발 제외됐고, 7일이 되서야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섰다.
정성훈은 자꾸만 자신의 다리에 맞는 파울 타구가 야속한 모양이었다. 그는 "사실 예전에는 보호대도 안 찼었다. 그런데 작년부터 타구가 자꾸 정강이에 맞더라. 그래서 처음 보호대를 차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보호대가 문제였다. 정성훈은 타격 후 원활한 주루를 위해 발등을 덮는 보호대 대신, 정강이만 보호하는 짧은 보호대를 착용해왔다. 이젠 발등으로 타구가 향하는 것. 정성훈은 "보호대를 차기 시작하니까 이젠 또 보호대 없는 부분으로 공이 간다. 도대체 왜이러는지 모르겠다"면서 "어쩔 수 없이 발등까지 오는 걸 차야될 판"이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