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국축구는 중동팀을 만날 때마다 어려운 경기를 하곤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등 중동의 강호들은 늘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중동팀과의 경기 때면 꼭 '모래바람 경계령'이 떨어지곤 했다. 객관적인 전력이 떨어지는 약팀에게도 '중동의 복병', '다크호스'라는 말이 따라붙었다. 신체적인 조건이 좋은 중동팀들은 파워에서 밀리지 않았고, 비교적 약팀들은 밀집수비로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을 떨어뜨렸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여전히 중동팀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원정에 대한 부담 정도다. 유럽파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경험이 풍부해졌고, 기술력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남아공월드컵이 끝나고 조광래 감독이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한국은 5차례 중동팀을 상대해 4승1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7일 이란과의 친선경기에서 0대1로 진 게 유일한 패배다.
카타르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30일 벌어진 시리아와의 친선전에서는 1대0으로 이겼고,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는 바레인에 2대1로 승리했다. 이 대회 8강전에서는 이란을 1대0으로 제압했다.
시리아전에서는 지동원, 바레인전에서는 구자철이 2골, 이란전에서는 윤빛가람이 골을 넣었다. 지난 2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1차전 레바논전에서 6대0 대승을 거뒀으니 중동팀 상대 4연승이다. 물론, 상대팀의 전력이 들쭉날쭉해 중동팀 강세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예전처럼 중동팀을 만날 때마다 바짝 긴장하곤 했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7일 새벽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2차전 상대 쿠웨이트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5위 팀이다. FIFA 랭킹 33위인 한국과 큰 차이가 있다. 그런데 역대 전적은 8승3무8패로 팽팽하다.
A대표팀이 중동팀 상대 연승을 이어가면서, 역대 전적에서도 균형을 깨트릴 지 관심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