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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시후 "승유와 세령의 사랑, 새드엔딩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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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사극 체질인가봅니다."

반듯한 선비의 모습으로 풋풋함을 선사했던 박시후가 한순간 거친 남자로 변신해 눈빛 하나로 모든 걸 말하고 있다.

박시후는 KBS2 수목극 '공주의 남자'를 통해 파란만장한 인생을 변화무쌍한 천의 얼굴로 그려내고 있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의 딸을 사랑하는 가혹한 운명 앞에 처절한 복수를 다짐한 김승유는 또 어떤 감정의 소용돌이를 일으키게 될 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심을 홀리는 꽃도령에서 충직한 신하로, 여인을 사모하는 애절한 눈빛에서 원수를 향해 복수의 칼을 뽑아드는 독기어린 눈빛으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다채로운 연기로 안방극장 팬들의 시선을 단번에 붙잡은 박시후를 지난 5일 '공주의 남자' 촬영장에서 만났다.

박시후는 감정 변화가 심한 캐릭터 연기에 대해 "그동안 여러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나름의 노하우가 생긴 듯하다"며 "승유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어렵다는 생각보단 즐겁게 촬영에 임해야 겠다는 각오가 앞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빠듯한 드라마 촬영 스케줄 때문에 생기는 고충만은 숨기지 않았다. 이날도 그는 세트 촬영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극중 의상을 그대로 입은 채 현장 주변에서 쪽잠을 자야했다.

"촬영 스케줄이 빡빡해 요즘 잠을 거의 못 자고 있어요. 소화해야할 촬영 분량이 많아 중간중간에 쉴 틈조차 없는 상황이에요. 특히 지난 주 방송에서는 승유가 거의 90% 분량을 차지하면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팬들이 사랑해주시는 덕분에 힘이 납니다."

그는 상대역인 문채원과의 연기호흡에 대해선 "아주 잘 맞는다. 내가 다소 거칠게 다룬다. 최근에는 문채원씨가 감정을 더 잘 살릴 수 있게 일부러 멱살을 세게 잡기도 했다. 그래서 지난 주 세령이 승유를 안아주는 장면이 더 애절하게 다가오지 않았냐"며 웃으며 말했다.

박시후의 몸을 사리지 않는 활약 덕분에 '공주의 남자'는 지난 1일 방송에서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 들어 방송된 TV 사극 가운데 처음으로 20%대 벽을 넘어선 '공주의 남자'의 인기비결을 그는 단연 "스토리의 힘"이라고 꼽았다. 더불어 드라마의 버팀목이 되어 준 베테랑 연기자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을 향한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대해선 "그런가요. 매일 산속에만 있어서 잘 모르겠는데..."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인 뒤 "아마도 승유라는 캐릭터를 사랑해주시는 것 같다. 처음엔 깔끔한 도령의 모습을 선보였으나 이후 거친 남자의 느낌을 살리게 되면서 그 다양함이 매력으로 다가간 거 같다"고 말했다.

'일지매'에 이어 또한번 사극에서 흥행 기록을 낳은 그는 "사극은 무더운 여름만 아니면 경치 좋은 곳에서 시원하게 바람을 맞으며 여행하는 기분으로 촬영할 수 있어 좋다"며 또 다시 사극 출연 제의가 들어와도 기꺼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드라마 최대의 관심사는 두 원수 가문의 남녀가 사랑을 하는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의 결말일 터. 박시후는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해피엔딩일 것 같지는 않다. 결말은 작가님만이 알고 계실 듯하다. 결말을 모르고 연기하는 게 감정을 살리는 데 더 좋은 것 같아 일부러 물어보지 않았다"면서 "작가님도 최근 새드엔딩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분위기를 감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