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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보다 '응시가 더 어려운' 축구협회 에이전트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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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험에는 지원 자격이 있다. 예전에는 지원 자격이 까다로웠지만 요즘은 그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연령 학력 성적 제한은 사라지고 있다. 건전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왠만한 모든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그런데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시험이 하나 있다. 바로 대한축구협회가 주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선수 에이전트(Players' Agent) 자격시험이다. 11회째를 맞는 이 시험은 29일 서울 로얄호텔에서 열린다.

자격요건이 논란이다. 기본적인 것에는 이견이 없다. 협회는 ▶대한민국 국적자이거나 최소 2년 이상 한국에 주소를 두고 거주한 자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력이 없고 ▶만 20세 이상으로 한정치산자, 금치산자가 아닌 자 ▶FIFA나 각 대륙축구연맹, 축구협회나 구단 및 그 연관 단체의 직원이 아닌 사람만이 응시할 수 있게 했다. 문제는 이 다음이다. 협회는 이번 시험부터 ▶현직 대한축구협회장, 대한축구협회 이사, K-리그 구단 사장(또는 단장) 중 1인의 추천을 받은 자 라는 조항을 넣었다.

정작 에이전트 시험 준비생들은 이 조항으로 인해 사실상 시험 응시가 불가능해졌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준비생들 가운데 대한축구협회장은 물론이고 K-리그 구단 사장이나 단장의 추천서를 받을 수 있는 이가 몇명이나 되냐고 반문하고 있다. 합격보다 응시 자체가 더 어렵게 된 이상한 정책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이번 시험을 주관하는 협회 국제국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또 축구협회 게시판 역시 이 문제로 불만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민원을 제기한 이도 있을 정도다. 한 준비생은 축구협회 게시판을 통해 '축구협회는 든든한 뒷배경이 없으면 에이전트 시험도 못치게 만들었다'며 '1년간 공부했던 모든 지식이 쓰레기가 되어버렸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집단 소송을 통해 응시자격 시행 금지 가처분신청을 하자는 의견도 있다.

이같은 불만에 협회 측은 "FIFA 에이전트 시험 응시자가 늘고 있으나 합격하고도 개점휴업하는 사례가 다반사다. 또 에이전트 자격증을 스펙을 위한 자격증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각종 사설 학원까지 생겨나고 있는 현실이다. 경험있고 신뢰를 줄 에이전트를 골라내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