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의 2지점을 돈 K-리그. 순위 경쟁만큼 신인왕 경쟁도 뜨겁다.
K-리그 신인왕은 생애 단 한번 밖에 노릴 수 없는 상이다. 때문에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 선수들에게 신인왕 수상은 영광, 그 자체다. 수상자는 리그가 종료된 뒤 공격 포인트를 비롯해 팀 기여도, 성품 등을 고려한 기자들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다.
그렇다면 신인왕은 어떤 선수로 압축되고 있을까.
2파전이다. 포항의 공격수 고무열(21)과 광주의 공격형 미드필더 이승기(23)가 눈에 띈다. 공격 포인트에선 대등하다. 둘은 올시즌 6골씩 터뜨리고 있다. 고무열은 1m85, 77㎏의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기술과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좋다. 황선홍 포항 감독이 자신이 달던 등번호 18번을 줄 정도로 팀의 미래로 평가받고 있다. '제2의 황선홍', '황무열'(<황>선홍+고<무열>)이라고 불리고 있다.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의 눈도 사로잡은 바 있다. 조 감독은 지난달 10일 한-일전 선수 선발에 앞서 고무열의 영리한 플레이를 칭찬했다.
광주 태생으로 금호고를 졸업한 이승기는 일찌감치 신생팀 광주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이승기는 최만희 광주 감독의 비밀병기였다. 그러나 시즌 개막 전 발목 부상으로 4월이 되서야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었다. 출발은 느렸지만,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속도는 빨랐다. 올림픽대표 김동섭과 함께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최 감독이 기획한 '신인왕 만들기 프로젝트'의 덕도 많이 볼 전망이다. 이승기에게 꾸준한 경기 출장을 보장하고, 페널티킥 등 득점 상황에선 결과에 책임을 묻지 않고 모두 밀어줄 예정이다.
하지만 이승기는 팀 성적과 지명도 면에서 고무열에게 다소 밀린다. 광주가 사실상 6강 플레이어프 진출이 좌절된 만큼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불리함을 안고 있다. 또 이름값에서 경남의 미드필더 윤일록(3골-5도움)에게도 밀린다는 평가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