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남은 시즌 올인을 선언했다.
두산 김광수 감독대행은 "시즌 마지막까지 베스트를 다해 이기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각오를 밝히고 있다. 보통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진 팀들은 페넌트레이스 막판 유망주들을 대거 기용하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올시즌은 양상이 다르다. 탈꼴찌 전쟁중인 한화와 넥센 뿐만 아니라 두산도 마지막까지 승부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대행은 "선발진이나 라인업 모두 매일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내보낼 것이며, 팬들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이미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김 대행 스스로의 운명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두산은 시즌이 끝나면 새 사령탑을 선임해야 한다. 김 대행으로서는 최선의 결과물을 내야 재평가를 받을 수 있다. 두산은 최근 구단 안팎의 의견 수렴을 거치는 등 새 감독 후보들에 대한 리스트를 마련중이다.
두산 김승영 사장은 이미 감독 선임과 관련 "인성이 곧고 팀화합을 이끌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지닌 인물이 될 것"이라며 원칙을 밝혔다. 여기에 올시즌 팀성적도 고려의 대상이 된다.
김 대행은 지난 6월14일 김경문 전 감독이 떠나면서 지휘봉을 잡은 이후 승률 5할에서 1경기 모자란 24승25패를 기록했다. 8개팀중 같은 기간 승률 4위의 기록이다. 4일 인천 SK전까지는 3연승을 달리며 기세를 올렸다.
두산은 이날 현재 4위 SK와 7.5게임차 벌어져 있어 포스트시즌에 오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을 뚫고 가을잔치 티켓을 극적으로 거머쥔다면 김 대행의 지도력이 돋보일 수 있다.
5위 LG와의 자존심 싸움도 남은 시즌 올인해야 하는 이유다. 두산은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성적에서 LG를 앞섰다. 잠실의 맹주를 놓고 벌이는 양팀의 라이벌 구도는 늘 팬들의 관심 대상이다. 6일부터 열리는 잠실 3연전을 비롯해 맞대결이 8경기나 남아 있다. 두산으로서는 LG를 따라잡는다면 시즌 내내 추락했던 이미지를 바꿔 놓을 수 있다.
김 대행의 운명, 그리고 두산의 이미지 회복이 한 달 남은 레이스에 달려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