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모았던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의 출발 반응속도는 0.193초였다.
지난달 28일 남자 100m 결선에서 부정출발을 하며 실격한 볼트였기 때문에 출발 반응속도는 많은 관심을 끌어왔다. 볼트가 200m에서는 무리하지 않고 느긋하게 출발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볼트는 2일 열린 200m 예선에서 부정출발을 의식한 듯 아주 느린 출발 반응속도를 보였다. 평소의 두 배 가까이 늦은 0.314초였다. 준결선에 진출한 24명 중 가장 느렸다. 출발 총성을 듣고도 한참 있다가 스타팅블럭을 박차고 나간 셈이다.
같은날 열린 준결선에서도 출발반응 속도는 0.207이었다. 조에서 가장 출발이 늦었으며 결선 진출자 8명 가운데 알론소 에드워드(22·파나마)와 함께 공동 꼴찌였다.
볼트는 결선에서 세계기록 경신을 위해 스타트에 신경쓸 수도 있지만 안전하게 메달을 따는 방법을 택했다.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볼트가 기록한 0.207 역시 8명의 결선 진출자 중 꼴찌였다. 출발 반응 속도 1위를 기록한 론델 솔리오(25·트리니다드토바고)의 0.122에 비하면 0.085나 늦었다. 2위를 기록한 월터 딕스(25·미국)과 3위 크리스토프 르메트르(21·프랑스)의 출발 반응속도는 각각 0.161초, 0.160초였다.
볼트는 늦은 스타트에도 19초40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09년 베를린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 19초19에는 못미쳤지만 올시즌 최고 기록이다.
트리니다드토바고 육상 영웅인 아토 볼든(은퇴) 미국 NBC스포츠 분석위원의 예상도 보기 좋게 넘어섰다. 볼든은 최근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볼트가 200m에서 19초6대 또는 19초5대를 달릴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