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500m결선에서 우승한 아스벨 키프로프(22·케냐)는 3년 전 베이징올림픽을 잊지 못한다.
그는 베이징올림픽 이 종목 우승자이다. 하지만 당시 레이스에선 바레인의 라시드 람지에 이어 2위로 피니시라인을 통과했다. 그런데 가장 먼저 골인했던 람지가 도핑(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여 실격처리됐다. 그 바람에 키프로프가 챔피언으로 올라섰다. 이미 메달 세리머니가 끝난 뒤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에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키프로프에게 다시 메달 세리머니를 열어주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거절했다. 키프로프는 "나는 그런 식으로 해서는 행복해질 수 없을 것 같다"면서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키프로프는 19세의 어린 나이에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종목 최연소 금메달 기록을 세웠다. 키가 1m91로 굉장히 큰 편이다. 이번 대구대회에서 세계선수권에서 첫 금을 땄다. 2007년 오사카대회와 2009년 베를린대회에선 4위로 아쉽게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