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컴백을 앞둔 김태균(29)이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대 몸값 신기원을 이룩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은 최근 소속팀 지바 롯데와 올시즌을 끝으로 퇴단하기로 합의, 10월 이후부터 FA로 풀려 국내 8개 구단과 자유접촉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김태균이 과연 어떤 대우를 받고 컴백할 것인지 벌써부터 관심사다. 이런 가운데 역대 최고 몸값을 기록하는 것은 떼논 당상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른바 '유턴파'가 국내 FA 보다 고평가받은 경우는 흔치 않았다. 하지만 김태균이 이번에 이런 전례를 뒤엎을 것으로 보인다. 그럴 만한 이유도 충분하다.
▶FA 역대 최고대우 기록할듯
최근의 대표적인 '유턴파'는 이범호(소프트뱅크→KIA·2011년), 이혜천(야쿠르트→두산·2011년), 이병규(주니치→LG·2010년) 등이다. 화폐가치를 따져볼 때 이들이 과거 '유턴파'에 비해 좋은 대우를 받은 경우에 속한다. 이 가운데 최고 대우는 이범호였다. 1년 12억원(계약금 8억원+연봉 4억원)이다. 이어 이혜천(11억원=계약금 6억원+연봉 3억5000만원+옵션 1억5000만원), 이병규(2년 9억원=계약금 1억원+연봉 4억원)가 뒤를 이었다. 과거 '유턴파'인 이종범(41·KIA) 정민철(39·한화 투수코치) 정민태(41·넥센 투수코치) 구대성(42·시드니 블루삭스) 중에서는 구대성이 2006년 한화 복귀 당시 55만달러(약 5억3000만원)를 받아 최고를 기록했고, 정민태와 정민철 코치도 각각 5억원, 4억원을 받았다. 나머지 해외에서 컴백한 선수가 이들 기록을 뛰어넘은 경우는 없다. 국내 FA 최고기록은 2005년 심정수(은퇴·당시 삼성)의 4년 60억원이었다. 김태균의 경우 지난 2009년 한화와 FA 협상을 할 때 역대 최고대우를 제시받았다. 한화는 "당시 협상을 주도한 고위층이 퇴사한 터라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지만 4년 70억원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약금을 제외하더라도 연봉 10억원을 훨씬 웃도는 천문학적 금액이다. 김태균은 당시 지바 롯데에 입단하면서 3년간 계약금 1억엔, 연봉 1억5000만엔 등 총 5억5000만엔(약 70억원)에 계약했다. 2년 전에 이미 최고액 제시를 받은 만큼 이번에도 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 복귀 타 선수와 다르다"
한화는 "기량이 떨어져서 컴백하는 게 아니다. 저평가할 요소가 별로 없다"며 김태균에게 섭섭지 않은 대우를 해줘야 할 이유를 댔다.지난해 일본 진출 첫 시즌에 타율 2할6푼8리에 21홈런 92타점의 준수한 성적으로 재팬시리즈 우승을 도왔다. 올시즌에는 타율 2할5푼7리, 1홈런, 1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가 지진 후 불안감에 부상 등 기량 외적인 이유로 컴백을 결심했다. 게다가 김태균은 이른바 '감가상각'이 없었다. 내년에 국내 리그로 복귀하면 30세. 야구선수로는 이제 원숙미를 더할 때다. 이범호가 30세인 올해 복귀했고, 이혜천과 이병규는 각각 32세, 37세에 유턴을 택했다.
▶정치적인 요소도 깔려있다
앞서 열거한 것들보다 더 결정적인 요인이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의지다. 김 회장은 최근 한화-LG전이 열린 잠실구장을 방문했을 때 관중들이 김태균을 연호하자 "김태균을 잡아주겠다"고 공언했다. 이범호 영입 실패와 전력보강 부실 등의 이유로 구단 사장-단장 교체의 진통을 겪은 한화로서는 가장 중요한 '돈' 걱정을 일거에 해소해준 한마디였다. 오너가 한 선수에 대한 영입 의지를 공개석상에서 이렇게 내보인 것도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사건이다. 김 회장의 약속을 계기로 대전팬들도 김태균 입단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돌아선 팬들의 민심도 크게 회복됐다.
한화는 "(김태균을)반드시 데려온다"고 말한다. 엄밀히 말하면 회장님의 뜻을 따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데려와야 한다'다. 다른 팀에서 '돈싸움'을 걸어온다면 '한판 붙자'는 태세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