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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육상]'최강자' 루디샤, 대구에서 황제 대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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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황제의 대관식이 열렸다. '마사이 전사' 다비드 루디샤(23·케냐)가 30일 열린 남자 800m에서 화려한 대관식을 가졌다.

루디샤는 이종목 최강이다. 2008년 성인무대에 처음 등장한 루디샤는 2009년 베를린대회에서 준결승까지 진출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1968년 멕시코시티올림픽에서 1600m 계주팀의 일원으로 나서 은메달을 목에 건 아버지 다니엘 루디샤의 피를 이어받았다. 루디샤는 베를린대회 이후 급상승세를 타며 자신의 왕조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2009년 8월부터 현재까지 23연속 우승을 거두었다. '800m의 우사인 볼트'라는 별명이 붙어있는 루디샤는 2010년 IAAF 올해의 선수상을 탔다.

이런 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의 왕조를 온천하에 알릴 수 있는 황제의 면류관이었다. 올해 들어 멜버른, 시드니, 로잔, 모나코, 런던 등 전세계를 돌며 자신을 입증했던 루디샤에게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이 필요했다. 루디샤는 1분43초91로 황제에 등극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첫 우승이다. 다만 기록이 아쉬웠다. 2010년 8월 30일 이탈리아 리에티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월드챌린지에서 세웠던 1분41초01의 세계신기록보다 2초90이 느렸다. 루디샤는 세계신기록 수립 후 "이제는 1분41초 이하로 끌어내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자신이 속한 부족인 마사이족의 명예도 함께 드높였다. 마사이족은 케냐의 최대부족이지만 육상에서만큼은 칼렌진족에 밀려있었다. 이번 대회 여자마라톤과 여자 1만m에서 금은동메달을 모두 석권한 선수들도 모두 칼렌진족이었다. 루디샤의 우승으로 마사이족은 체면을 살렸다. 준비중이다. 마사이족은 루디샤가 지난해 세계신기록을 세운 뒤 귀국하자 소 50마리를 잡아 성대한 환영연을 치렀다. 이번에는 이보대 몇갑절 더 큰 환영연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대구=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