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목동 롯데전을 앞두고 넥센 심수창을 만났다. 전날 경기에서 넥센 이적 후 두 번재 승리를 거둔 심수창. 그에게 "롯데에 고마운 마음이 들겠다"는 농담을 건네자 웃으며 "그런게 어딨겠나. 매경기 최선을 다했는데 운이 좋게 롯데와의 두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18연패 투수에게 특별히 쉬운 팀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심수창은 넥센 이적 후 지난 9일 부산 롯데전에서 악몽의 18연패를 끊어냈고 27일 목동 롯데전에서는 이적 후 두 번째 승리를 따낸 바 있다.
27일 경기가 더욱 의미있었던 것은 완벽한 구위로 롯데 타선을 압도했다는 점. 심수창은 이에 대한 공을 다름 아닌 야수 선배 이숭용에게 돌렸다.
심수창은 "이숭용 선배가 경기 전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솔직히 그동안은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없었다. 하지만 이숭용 선배와 진지한 얘기를 나눈 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숭용은 과연 심수창에게 무슨 말을 했길래 그를 춤추게 한 것일까. 경기 전 만난 이숭용은 "그냥 같이 대화를 나눈 것 뿐이었다"며 웃었다. 하지만 이숭용도 후배의 선전이 기특한지 이내 진지하게 "처음 우리 팀에 왔을 때 단절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자신감도 없어보였다. 그래서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숭용은 심수창에게 "18연패, 신경도 쓰지 마라. 만약 네가 능력이 없는 투수였으면 코칭스태프가 아예 올리지를 않았을 것이다.", "'여기서 포크볼을 던져 맞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버려라. 마운드에서 포크볼을 던진다고 알려주고 던진다는 마음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던져라. 너의 힘이 느껴진다면 타자들은 분명 그것에 주늑든다"는 등의 진심어린 조언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숭용은 "어제 경기 중간중간 '어때'라고 물으니 '좋습니다'라는 답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됐다'라는 생각을 했다"며 "어제 경기를 잘 복기하라고 주문했다. 어제 경기와 같은 모습이면 너는 훌륭한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목동=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