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시여.'
요즘 한화에게 호환, 마마보다도 무서운 것은 '우천취소'다.
우천취소로 인해 월요일 경기나 더블헤더를 치러야 하는 상황까지 도래하면 감당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체력이 서서히 고갈되고 있는 것은 다른 팀도 다 겪고 있는 어려움이다. 여기에 객관적으로 선수층이 얇은 한화로서는 우천취소 때문에 쉼없이 벌어지는 경기를 소화할 자신이 없다.
그래서 8월 들어서부터 비가 그만 내리기를 그토록 바랐다. 그런 한화에게 '우천취소'가 더 두려운 이유가 또 생겼다.
"기청제(기우제 반대의 뜻)라도 지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다.
최근 화제를 모은 희대의 이벤트가 무산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가르시아와 여자 프로골퍼 유소연의 장타대결을 두고 하는 말이다.
가르시아와 유소연은 오는 29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리조트에서 장타대결을 펼치기로 예정돼 있다. 올해 신설된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대회인 '한화금융 클래식 2011'을 기념하기 위한 특별 이벤트다.
'한화금융 클래식 2011'은 한화그룹이 새로 출범시킨 '한화골프단'의 야심작으로 KLPGA 대회 중 최고상금(10억원)을 자랑하고 유소연 박세리 신지애 등 톱스타들이 총출동하는 최대규모 이벤트다.
이 대회를 빛내기 위한 깜짝 이벤트로 한화 구단 소속 용병 가르시아와 유소연이 장타로 대결하는 '쇼'를 준비한 것이다.
한화 구단으로서도 홈런타자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최고 인기용병 가르시아를 활용한 마케팅 수단으로 이번 이벤트에 커다란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하늘이 또 도와주지 않을 태세다. 26일 오전 현재 일기예보로는 이날 오후 남부지방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 뒤 27일 전국에 걸쳐 강우지역이 확산될 것이라고 한다.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잔여경기 일정에 따르면 29일 한화-LG전 예비일로 잡혀있다. 이번 주말 한화-LG 3연전 도중 우천취소가 나오면 29일 휴식을 갖지 않고 취소된 경기를 치른다는 것이다.
유소연과의 골프 이벤트 때문에 팀의 중심타선인 가르시아를 제외한 채 경기를 치를 수는 없다. 이번 주말에 우천취소가 발생하는 날이면 당연히 가르시아와 유소연의 장타대결은 물거품이 된다.
28일 입국하는 가르시아의 어머니 아구아요씨(65)도 아들의 이색 이벤트를 구경하러 가겠다고 잔뜩 기대하고 있는 상태다.
한화 구단은 "이래저래 올여름 비는 정말 지긋지긋하다"며 하늘만 쳐다봤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