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연하 커플이 대세라는 말은 이제 옛날이 됐다. 최근에는 이혼녀와 총각 커플이 대세다. 많은 드라마에서 '돌싱(돌아온 싱글)'녀와 총각의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MBC주말극 '천번의 입맞춤'은 이혼녀 우주영(서영희)와 스포츠 에이전트 장우빈(지현우)의 로맨스가 극의 중심축이다. 또 MBC 일일드라마 '불굴의 며느리'는 종갓집 '만월당'의 종부지만 남편과의 이혼과 사별을 연이어 겪은 오영심(신애라)가 홈쇼핑 집안 재벌2세 문신우(박윤재)와 러브라인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MBC주말극 '애정만만세' 역시 남편에게 배신당하고 이혼한 강재미(이보영 분)가 이혼 소송 과정에서 만난 '날라리' 변호사 변동우와 사랑을 키워가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뿐만 아니다. KBS2 주말극 '결혼해주세요'와 '사랑을 믿어요'에서는 연이어 유부녀와 총각의 로맨스를 그려 '막장' 논란까지 휩싸인바 있다. 현재 방송중인 '오작교 형제들'에서도 딸하나를 두고 있는 김미숙(전미선)과 총각 황태식(정웅인)의 러브라인은 불보듯 뻔하다.
이같은 커플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이혼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4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에는 부부 1000쌍당 9.5쌍이 이혼을 했다. 이혼 건수는 11만6900건이고 평균 이혼연령은 남성 45.0세, 여성 41.1세로 나타났다. 이같은 이혼율로 이혼한 커플을 보는 일은 누구에게도 더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때문에 현실을 가장 빨리 반영한다는 드라마에 이혼녀와 총각의 로맨스가 등장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는 것. 이보다 더 드라마틱한 로맨스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혼의 귀책 사유 역시 늘 전남편이 제공함으로써 주인공인 이혼녀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고 자연스럽게 총각과의 러브라인을 이어가는 흐름도 특징 중 하나다.
한 방송 관계자는 "특히 연속극의 경우 3040 여성 시청층이 주 타깃이기 때문에 이들의 로망을 눈 앞에서 구현함으로써 시청률 상승을 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 들어 이혼이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닌 상황이 되면서 드라마에서도 평범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