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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이라고 우습게 보지 마라! 명품 조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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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이라고 우습게 보지 마라!'

오달수 성동일 성지루 고창석 김정태…. 가장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는 않지만, 이들이 없으면 한국 영화도 없다고 봐야 한다. 스크린관과 브라운관을 넘나드는 명품 남자 조연들이다. KBS2 '1박2일'에 이들 중 성동일 성지루 안길강 고창석 김정태 조성하가 출연한 뒤 '명품 조연'이라는 말이 완전히 굳어졌고, 신비주의를 고수하는 스타들과 달리 이웃집 아저씨처럼 진솔한 모습에 팬들의 호감도 역시 높아진 상태다. 이들 명품 조연들의 공통점과 무기는 무엇인지 알아봤다.

▶대기만성, 40대부터 빛난다

'남자 배우는 30대 중반부터가 전성기'라는 말이 있다. 무작정 젊기만 한 20대에는 소위 '내공'이 없다는 말이다. '명품 조연'의 칭호가 붙는 배우들의 경우에는 조금 더 연령대가 높아진다. 보통 40대부터 전성기를 맞는다. 한 영화감독은 "연기가 너무 좋아서 무작정 계속하지만, 아쉽게도 주연급 스타까지 되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신 40대에는 연기력이 출중해지고, 어느 분야에서나 그렇듯 업계에서는 빛을 보게 되어 있다. 감독들은 그런 이들을 잘 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김정태를 비롯해 '1박2일'에 출연한 명품 조연들은 모두 40대이고, 최근에야 빛을 봤다. 이들은 또한 특출난 외모나 우연한 기회에 연예인이 된 경우보다는, 연기에 빠져 연극 무대에서부터 시작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작, 1년에 많게는 7~8작품

코믹한 사투리 연기가 특기인 배우 박철민은 올해에만 무려 여덟 작품에 출연했다. 목소리로 출연한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을 비롯해 '7광구' '위험한 상견례' '수상한 고객들'이 있고, '투혼' '오직 그대만'이 개봉예정이다. 드라마도 '동안미녀'와 '무사 백동수' 두 작품에 출연했다. 그는 "비중이 주연만큼 크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많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고창석은 올해 여름 양대 블록버스터였던 '퀵'과 '고지전'에 함께 출연한 것을 비롯해 일곱 작품을 내놓을 예정이고, 성동일 또한 드라마 '지고는 못살아'에 출연하는 가운데서도 영화 '미스 고 프로젝트' 촬영 또한 하는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며 총 일곱 작품을 내놓는다. 같은 배우들이 여러 작품에 계속 출연하는 것을 놓고 "몰입감이 떨어진다"는 관객 또는 시청자도 있지만, 이런 캐스팅은 이들만한 연기력을 갖고 있는 중견 배우가 생각보다 적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자신만의 무기가 있다

연기인지 실제인지 구별이 가지 않는 탁월한 연기력은 명품 조연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신 스틸러(길게 나오지 않지만 깊은 인상을 주는 등장인물)'인 만큼 각자 뚜렷한 특색이 있다. 조성하는 '꿀성대'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만큼 부드러운 목소리가 무기다. 젊었을 때는 '꽃미남'이었을 것 같다는 이미지 때문에 '중년 원빈'이라는 별명도 있다. 때문에 중년의 로맨틱 가이나 조선시대 왕 등 기품있는 역할을 많이 맡았다. 오달수는 '4차원'적인 이미지가 특색이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어 보이는 캐릭터로 영화 '방자전'의 호색한 노인, '헤드'의 비밀을 감춘 천재 박사 등 코믹하면서도 의문스러운 인물을 많이 맡았다. 고창석과 박철민은 사투리 연기에 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고창석은 '퀵'에서는 부산 사투리, '고지전'에서는 만주에서 내려온 독립군 출신이라는 설정에 따라 북한 사투리를 기막히게 구사했고, 박철민은 1분에 수십 마디의 욕을 할 수 있는 특급 전라도 사투리 능력을 가졌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