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내년에 한국에서 뛰는 건 원칙적으로 불가능해졌다.
내년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가 25일 열렸다. 과거엔 구단 관계자들만의 다소 폐쇄적인 행사였던 신인드래프트는 최근 몇년간 실시간 중계까지 이뤄지며 점점 더 개방적인 축제 형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이번 드래프트는 가능성이 희박하긴 했지만 박찬호의 거취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예상대로 박찬호는 드래프트 신청을 하지 않았다.
KBO 관계자는 25일 "박찬호는 24일까지 신청이 없었다. 공식적으로는 내년에 한국에서 뛸 수 없다. 이제는 내년에 열리는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 신청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애초부터 박찬호가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일본 소속팀인 오릭스와 올해까지 계약이 돼있는 상태다. 오릭스가 박찬호와의 계약을 파기해주지 않는 한, 또한 박찬호가 그런 과정을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않는 한 드래프트 신청은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또한 박찬호는 최근 일련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프로야구 규정이 자신의 한국행을 가로막고 있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KBO는 원칙을 강조할 수밖에 없지만, 박찬호 입장에선 드래프트 참가와 그에 따라 발생하는 공백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황상 박찬호가 내년 이맘때 드래프트 신청을 하고 후년부터 한국에서 뛰는 시나리오를 채택할 가능성도 별로 없는 듯하다. 따라서 이제는 특별법에 의한 한국행이 유일한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KBO측은 "올해말에 박찬호 특별법이 만들어진다면 내년부터 뛰는 게 가능하다. 그리 될 경우엔 내년 1월31일까지 선수 등록을 마치는 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형태로든 결국엔 한화가 박찬호를 받아들이고, 다른 구단이 양해해주는 과정을 의미한다.
특별법에 의한 무조건적인 입단은 현재로선 다른 구단들이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결국엔 용인해주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모 지방 구단 단장은 "박찬호가 프로야구에 결국은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국위 선양을 한 선수라는 측면도 있고"라고 말했다.
이번 드래프트는 끝났으니, 한화가 올연말 내년 드래프트의 지명권 하나를 앞당겨쓰는 것으로 간주하고 박찬호를 데려오는 편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향후에도 전력보강이 시급한 한화는 되도록이면 박찬호 영입으로 인해 앞순위 지명권을 소진하는 걸 원하진 않을 것이다.
박찬호는 한국프로야구 규약을 바라보며 서운한 마음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특별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 자체가 다름아닌 박찬호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2년 규제 조항'에 묶여 지금 뛰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복귀파 젊은 선수들도 있다. 어찌됐든, 올연말 박찬호 특별법과 관련해 또 한번의 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