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가을 야구에 대한 희망을 살렸다.
LG는 21일 대구 삼성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는 단순한 1승을 넘어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박종훈 감독 역시 경기 후 "1대0 승리가 주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 의미는 바로 4강 싸움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LG는 올시즌 두번째 1대0 승리를 챙겼다.
첫번째는 하위팀 한화를 상대로 거둔 승리였다. 하지만 이날은 선두 삼성을 이겼다는 점에서 LG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선발 김성현이 7이닝을 책임졌고, 이어 던진 송신영은 마무리 투수로서는 다소 긴 이닝을 소화하며 1점차를 끝까지 지켜냈다.
이번 승리로 LG는 마운드의 안정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반기 내내 불안했던 불펜진이 박빙 승부에서도 버텨내는 힘을 얻은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넥센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얻은 송신영의 역할이 었다. 남은 레이스에서 불펜 투수들의 안정감은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게 분명하다.
게다가 심수창을 보내고 데려온 김성현은 선발 투수로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LG 이적 이후 2연패 뒤에 첫 승을 올렸지만 구위만큼은 앞선 경기서도 좋은 평가를 들었다. 삼성 강타선을 상대로 7이닝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했기 때문에 김성현의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게 분명하다.
1대0 승리의 가장 큰 수확물은 역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타선이 불꽃처럼 터지지 않았지만 상대 투수가 잠시 흔들리는 순간 점수를 뽑아내는 집중력이 돋보였다.
LG는 지난 주말 대구 삼성전에서 2연승을 달렸다. 지난 2일 SK전 2연승 이후 오랫만에 연승의 기쁨을 맛봤다. 팬들의 '청문회 소동' 이후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지만 이번 2연승을 통해 재도약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박 감독은 "투수들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타자들만 살아난다면 4강 희망은 충분하다"며 "타자들은 사이클이 있다. 바닥을 친 선수들이 많은 만큼 LG에게도 기회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